꼰대와 멘토, 그 결정적 차이

꼰대 상사 때문에 힘든가? MZ세대 직장인 78%가 꼰대 문화를 이직 이유로 꼽는다. 최고의 상사와 최악의 상사의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리더십과 건강한 피드백 문화가 조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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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 2025
꼰대와 멘토, 그 결정적 차이

꼰대, 그들도 처음부터 꼰대는 아니었다.

"이 보고서는 내가 시킨대로 작성해. 왜 맨날 편하게 일하려고 하지?"

인턴 시절, 김지현(28세)은 새로운 마케팅 제안서를 제출했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그녀의 상사는 심지어 다른 팀원들 앞에서 그 제안서를 '요즘 애들의 게으른 발상'이라고 칭하며 무시했다. 지현이 느낀 건 좌절감뿐만은 아니었다. ’왜 새로운 시도조차 해보지 않으려하지?’ ‘이유라도 좀 설명해주든가..’

이런 경험은 지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MZ세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68%가 '꼰대 문화'와 ‘리더 이슈’를 이직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 직장인들이 꼰대 상사에게 느끼는 불만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ㅇ

직장인 이직 요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도넛 차트
MZ세대 직장인 이직 설문조사

  • 일방적인 의사소통: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게 맞아, 그냥 시키는 대로 해"

  • 변화 거부: “새로운 시도는 좋은데 그거 책임질 수 있어?”

  • 불필요한 위계질서: “내 컨펌 없이는 어떤 것도 먼저 움직이면 안돼”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반대편 시점도 있다. 이 '꼰대 상사'들도 처음부터 그랬을까? 불과 10년 전, 그들도 높은 의욕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 찬 열정적인 젊은이였을 수 있다. 그럼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했을까?

리더의 자리, 생각보다 무겁다

어두운 표정의 팀원들돠 꼰대 리더

중견 IT 기업의 오팀장(45세)의 하루는 이렇다. 아침 8시, 회사에 가장 먼저 출근한다. 어제 밤늦게까지 검토한 팀원들의 보고서에 피드백을 정리하고, 오전에는 경영진에게 팀 성과를 설명해야 한다. "왜 지난 분기보다 20% 실적이 떨어졌지?"라는 날카로운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후에는 클라이언트와의 갈등 상황을 중재해야 한다. 마감 압박에 시달리는 팀원들을 격려하면서도, 클라이언트 계약 유지를 위해 때로는 엄격한 기준을 고수해야 하는 상황.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가면,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고 아내는 "애는 나 혼자 키우는거야?"라고 묻는다.

오팀장의 어깨에는 팀의 성과, 팀원들의 성장, 회사의 기대, 가정의 균형까지 모든 책임이 지워져 있다. 마치 다양한 무게의 공들을 동시에 저글링하는 것과 같다. 하나라도 놓치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는 압박감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무게를 견디다 보면, 가끔은 자신도 모르게 '빨리, 효율적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려는 강박이 생길 수 있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오리처럼, 겉으로는 침착해 보여야 하지만 물 아래서는 필사적으로 발을 저어야 하는 상황.

조용한 퇴사와 꼰대 문화의 숨겨진 관계

최근 직장에서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라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회사를 떠나지는 않지만, 업무에 쏟는 에너지와 열정을 최소화하는 이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니다. 이는 종종 꼰대 문화와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다. 조용한 퇴사는 단순히 직원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꼰대 문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방어 반응이다.

"우리 팀장님은 밤 11시에 카톡으로 '내일 아침 회의 전에 이거 정리해서 가져와'라고 메시지를 보내요. 무엇을 원하는지, 왜 필요한지 설명 없이요. 답장 안 하면 '읽음' 표시 보고 전화까지 오죠. 처음엔 열심히 했지만, 이제는 그냥 최소한으로만 일해요. 형식적으로는 회사에 남아있지만, 마음은 이미 떠난 상태라고 할까요?"

이처럼 조용한 퇴사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꼰대 문화가 만든 조직적 현상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아래 표는 꼰대 문화와 조용한 퇴사 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 꼰대 리더십 행동

🫢 직원 반응

⁉️ 최종 결과

모호한 업무 지시

불안과 혼란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

결과만 요구하고 과정 무시

무력감

창의성 저하

일방적 소통

좌절감

소극적 저항

새로운 시도 거부

의욕 저하

조용한 퇴사

최악의 상사 vs 최고의 상사 사례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말하는 '최고의 상사'와 '최악의 상사'는 어떤 모습일까?

👍 최고의 상사, P 매니저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되, 실행 방법은 팀원에게 맡긴다. '이건 내가 경험상 이렇게 해보면 좋더라'고 조언하되,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팀원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시도할 가치가 있다면 실패해도 책임을 함께 진다. 업무시간 외 연락은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하지 않으며, 팀원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때로는 불편한 피드백도 주지만, 항상 구체적이고 개선 방향을 함께 제시한다."

👎 최악의 상사, K 부장

"퇴근시간 5분 전에 갑자기 '급한 보고서'를 요청하면서, 자신은 약속이 있다며 먼저 퇴근한다. 피드백은 항상 '마음에 안 든다', '다시 해와'처럼 구체적이지 않다. 회의에서는 자신의 의견만 말하고 다른 사람 의견은 듣지 않는다. 팀원의 성과는 자신의 공으로, 실패는 팀원의 책임으로 돌린다. 심지어 자신이 지시한 방향이 잘못됐을 때도 그렇다."

멘토와 꼰대의 결정적 차이

재미있는 점은 좋은 상사도 때로는 원칙을 고수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그것이 '꼰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차이는 바로 '태도'와 '신뢰'에 있다. 마치 가장 쓴 약이라도 환자를 위한 진심이 담겨 있다면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상사의 엄격함도 팀원을 위한 진심이 느껴질 때 '꼰대'가 아닌 '멘토'로 받아들여진다.

멘토와 꼰대의 차이

건강한 피드백 문화는 조직의 성장에 필수적이다. 실제로 피드백 문화가 기업 성과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다.

  • 구글(Google): 'g2g(peer coaching)'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 간 실시간 피드백을 장려했다. 그 결과, 팀 성과는 25%, 직원 만족도는 30% 향상되었고, 생산성도 12% 증가했다.

  • 카길(Cargill): 글로벌 식품 기업 카길은 연 1회 평가 대신, 일상 속에서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Everyday Performance Management'를 도입했다. 그 결과 직원의 70%가 "상사로부터 유용한 피드백을 받는다"고 답했고, 조직 성과는 약 40% 향상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건강한 피드백 문화가 조직을 성장시킨다는 것.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전달된 피드백은 침체된 조직에겐 심폐소생술이 되고, 활발한 조직에겐 더 타오를 수 있는 장작이 된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피드백의 핵심

그렇다면 '좋은 꼰대'와 '나쁜 꼰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피드백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1. 타이밍을 고려하라

피드백은 방향이 모호하거나, 방법을 헤매거나, 무기력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실수 직후의 즉각적 피드백보다는, 감정이 가라앉은 후 차분히 나누는 대화가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2. 대화 방식을 바꿔라

훈계보다는 대화, 위계보다는 신뢰, 간섭보다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소통해야 한다. "왜 이렇게 했지?"라는 질문보다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접근했어?"라고 물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3. 구체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춰라

"이 부분이 부족해"라는 모호한 표현보다, "이 보고서의 데이터 분석 부분에 산업 평균과의 비교가 있으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처럼 구체적인 피드백이 성장을 돕는다.

4. 개인이 아닌 문제에 집중하라

"너는 항상 이런 실수를 해"보다 "이 부분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사람이 아닌 행동이나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잠재적 꼰대이자 잠재적 좋은 리더

혹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 "나도 꼰대가 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든다면, 그것 자체가 좋은 신호다.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꼰대가 된다더라도 좋은 멘토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대화하는 리더의 태도다. 이제 리더의 역할은 단순한 지시자가 아니다.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잡고, 성장의 힌트를 제공하는 내비게이터에 가깝다. 조직 안에 건강한 피드백 문화가 정착되면, 성과는 반드시 좋아진다. 모든 관계는 쌍방향이다. 상사가 꼰대처럼 행동할 때, 그것이 단순한 권위 과시인지, 아니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인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후자라면,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는 열린 마음도 필요하다. 꼰대 문화는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소통으로 바뀔 때 비로소 사라진다.

더 나은 리더십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자

건강한 피드백 문화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세대간의 소통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MZ세대들을 이끄는 리더라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스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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