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피드백으로 만드는 리더십 성장의 J커브
성장의 J커브를 만들어주는 피드백의 조건
쿠팡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던 어느 날, 나는 제품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한껏 몰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결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
실행력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던 순간
쿠팡에서 3개 이상의 품목을 1달에 1번 배송받으면 10% 할인을 제공하는 정기배송 서비스의 Product Owner였던 시절, 나는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하고 평균 구매 금액을 견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던 중 "배송 주기를 변경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는 VOC가 계속 쌓이기 시작했다.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곧장 '배송 주기 변경 기능'을 기획하고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구현 과정에서 예외 케이스가 급격히 늘어났고, 정책은 점점 복잡해졌으며, 마침내 나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출시 이후 고객 불만은 오히려 증가했고, 결국 기능은 롤백되었다. 그때 상사는 회의실 문을 쾅 닫고 이렇게 말했다.
💢 "You are making things too complicated. Simplify!"
피드백은 '고함'이 아니라 '구조'여야 한다
그 말은 나를 움츠러들게 했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찾아내야 했다. '실행력'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 강점에 기대어 문제 정의 없이 바로 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그때 내 곁에, 혹은 그 상사 옆에 업피플 코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마치 바삐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만 신경 쓰다가 방향을 놓친 것처럼,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보다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SMART 피드백, 리더가 성장하는 구조
피드백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다음 다섯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바로 SMART 구조다.
S (Specific):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M (Measurable): 측정 가능한 결과 기반의
A (Achievable): 실행 가능한 범위 안에서
R (Relevant): 업무 맥락과 연결된
T (Time-bound): 일정 안에서 가능한
당시에 업피플 코치가 있었다면 아마 그 피드백은 고함이 아닌 SMART 구조로 전달되어, 감정 소모 없이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팀 목표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Specific: "이번 정책은 고객 경험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Measurable: "VOC가 두 배로 늘어난 걸 보면 영향이 꽤 큽니다."
Achievable, Time-bound: "1주일 안에 VOC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 기능이 정말 고객의 유효한 문제를 해결하는지 파악해보세요."
Relevant: "정기배송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짚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이처럼 구조화된 피드백을 받았다면, 단지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서
10% 정기배송 할인이라는 인센티브가 얼마나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파악하고,
상품 구색의 다양화나 로켓배송 가능 품목 확대처럼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로 더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SMART한 피드백은 방향을 명확히 잡아주는 동시에, 리더와 구성원이 스스로 사고하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생각의 공간도 함께 제공한다. 마치 GPS가 길을 안내하되 운전은 우리가 하는 것처럼, 좋은 피드백은 방향을 알려주되 결정과 실행의 자율성은 보장해준다.
피드백의 또 다른 방식, 좋은 질문이 만들어준 성찰과 변화
SMART 피드백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정답보다 질문이, 정면돌파보다 간접 제안이 더 강력할 수 있다.
토스에서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형태의 피드백 문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신용조회와 대출 스쿼드의 멤버들이 수립한 제품/사업 전략과 실행 방안에 대해 훈수를 두는 빨간펜 선생님이자 마이크로매니징 하는 시니어 PO였다.
그런데 어느 날, 대표가 조용히 물었다.
"요즘 재미없지 않아요? 다른 거 해보면 어때요?"
그 질문에 나는 "좀 재미없어요."라고만 대답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리더십의 역할로 옮겨갔고, 그제야 그 질문이 '당신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었어요'라는 피드백이었음을 깨달았다. 또한, 나 스스로가 구성원들의 성장을 제한하는 역량의 천장이었음을 직면하는 자아성찰의 계기도 되었다.
좋은 피드백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다
쿠팡의 사례처럼 구조화된 피드백도, 토스의 사례처럼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질문도 모두 리더십 성장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피드백에는 정답보다 타이밍, 말보다 맥락, 지적보다 존중이 필요하다.”
이처럼 피드백은 단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의 깊이를 확장하는 언어다. 정원사가 식물의 성장을 돕기 위해 때로는 가지를 쳐주고, 때로는 물을 주고, 때로는 그냥 두고 보듯이, 효과적인 피드백은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소통 리더십의 핵심이다.
업피플은 리더와 구성원 모두의 피드백을 설계한다
많은 조직에서 피드백은 '상사가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피드백이야말로 쌍방의 리더십이 작동해야 가능한 대화다. 업피플은 이 지점을 설계한다.
리더가 더 나은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구성원이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직 전체의 리더십 언어가 일관되게 정렬되도록
이는 마치 정원을 가꾸는 것과도 같다. 리더는 물과 영양분(피드백)을 제공하고, 구성원은 그것을 흡수해 성장하며, 전체 정원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팀 회의에서 리더가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라고 열린 질문을 던지고, 구성원이 안전하게 자신의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그 순간이 바로 쌍방향 피드백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쌓여 조직의 소통 문화를 형성한다.
지금 당신의 조직에 필요한 건 거창한 시스템이나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좋은 피드백과 그것이 순환되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마치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일상의 작은 피드백이 모여 조직 전체의 성장 흐름을 만든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좋은 피드백일지도 모른다.
김유리 업피플 리더십 코치
토스, 쿠팡, 애플, 삼성전자,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등에서 제품 개발과 조직 리더십을 경험했고, 베이스벤처스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어드바이저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포티파이에서 업피플 리더십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