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Go - 위임이 어려운 그대에게

리더의 핵심 역량인 위임의 중요성과 조직운영전략을 알아봅니다. 리더가 전략적 사고에 집중하고 팀원의 성장을 돕는 위임 기술,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단계적 위임 방법과 신뢰 기반 조직리더십을 소개합니다.
이종택's avatar
Mar 24, 2025
Let It Go - 위임이 어려운 그대에게

내가 모든 걸 쥐고 있던 그때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팀장 승진 직후 대형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직접 통제했다. 팀원들의 엑셀 함수를 일일이 확인하고, raw data를 검토하며, 수십 장의 보고서를 인쇄해 빨간펜으로 수정했다. 모든 고객사 미팅에도 직접 참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주 파트너가 조언했다. "You need to learn to delegate. You were a great soldier, but now I want you to be a great general.(위임하는걸 배워야해. 넌 훌륭한 병사였어. 하지만 이제 장군이 될 때야.)"


왜 위임이 리더의 생명줄인가?

리더는 미래를 그리기 위한 Quality time이 필수

리더의 역할은 '실행하는 사람(doer)'이 아니라 '설계자(planner)'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성공한 리더의 시간 중 70-80%는 전략 수립과 계획에 쓰인다. 팀의 20% 리소스인 리더가 나머지 80% 리소스인 구성원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걸 '리더십 파레토 법칙'이라고 부른다.

계획이 없으면 팀은 방향을 잃고, 리더는 실무에 파묻힌다. 하루 종일 이메일 답장하고 자료 수정했는데 팀 성과는 제자리라면? '일하는 듯한 느낌'과 '실제 성과'는 다르다. 리더라면 자신의 집중점을 냉정히 봐야 한다. 당신은 조직운영전략이 있는가, 아니면 조직을 운영만 하는가?

위임, 구성원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

팀원이 성장하려면 기회가 필요하다. 리더가 모든 걸 쥐고 있으면 그 기회는 사라진다. 고객사 설문조사 준비 중 나는 완벽함을 추구하며 모든 문구까지 직접 작성하려 했다. 그러나 팀원은 "다 해주시니 편하긴 한데, 제가 오늘 괜히 출근했나 싶네요"라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직접 팀에 기여하길 원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위임은 업무 떠넘기기가 아닌 팀원의 잠재력을 키우는 투자다.

지속가능한 조직을 위해

훌륭한 조직은 리더가 없어도 굴러간다. 휴가 중에도 업무 전화받고 항상 노트북 챙기는 건 건강한 일일까? 조직의 무게 중심이 리더 한 명에게 쏠린 건 위험 신호다. 리더가 멈췄을 때 팀이 즉시 멈춘다면 조직이 프로세스 없이 맨파워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위임을 통해 구성원들이 '조직이 일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리더가 되게 만들어야 한다. 리더 자신의 지속가능성은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는 현실도 잊지 말자.


위임, 그래서 어떻게 하는건데?

안정적인 변화를 위한 ‘계획적/단계적’ 위임

위임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다. 팀원의 현재 역량을 파악해 능력의 120% 정도 되는 일을 맡기고, 초반엔 소통 주기를 짧게 잡아 피드백을 자주 주면 점차 개입 없이도 기대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 신입 팀원이 기본 업무도 어려워 처음엔 모든 미팅에 동행하고 밀착 모니터링했다. 매번 피드백을 주며 수정을 요구했고, 내 일은 밤 10시 이후에나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이건 너가 해봐'라는 빈도를 늘리자 2개월 후엔 '자율주행' 할 수 있는 팀원으로 성장했다.

이런 테스트 과정에서 리더는 구성원 강점에 따른 업무 배분과 관리 빈도를 파악해 자연스러운 조직운영전략을 세울 수 있다.

솔직함으로 시작하는 '구조 요청형' 위임

위임이 필요한 리더

한 고객사 리더는 일이 쌓여 감당이 안 되자 팀 슬랙에 "솔직히 저 혼자 다 하기 버겁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썼다. 무능해 보일까 걱정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가져갔고, 그는 장기적 계획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 리더가 취약함을 드러내면 팀의 신뢰는 오히려 높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솔직하게 어려움을 드러내는 리더는 팀과 강력한 신뢰관계를 구축할 확률이 60% 이상 높았다.


그래도 위임이 어려운 그대에게

용기를 가져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위임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모든 걸 통제하지 않아도 조직은 굴러간다. 당신 하나 빠져서 무너진다면 그건 이미 조직이 아니다. 무책임한 떠넘기기와 신뢰 기반 위임은 다르다. 후자는 팀원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구성원에 대한 시간 할애, ROI가 확실한 투자

직접 하는 게 가르치는 것보다 빠르다고 생각하는 건 위임의 가장 큰 유혹이다. 초기 시간 투자는 팀을 자율적으로 만들고 당신에게 중요한 생각을 할 quality time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위임에 익숙한 리더의 조직은 성과가 40% 이상 증가한다.

신뢰 - 팀의 자율 주행을 끌어내는 조미료

리더는 책임감으로 보수적 행동을 하지만, 팀원은 당신 생각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다. 자료 정리만 하던 민수에게 프레젠테이션을 맡기자 고객 앞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연구에 따르면, 신뢰받는 직원의 주도성은 50% 높다(ADP 링크) 조직리더십의 기저에는 조직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믿고 맡겨라.

팀내 신뢰가 퍼포먼스에 주는 영향
리더와 구성원간의 신뢰는 강력한 몰입도로 표출되며, 리더는 위임을 통해 구성원들이 ‘신뢰받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출처: ADP Research)

위임은 실제로 리스크가 있지만, 시도해야 팀의 잠재력을 알 수 있다. 내 지속가능성과 팀 성장을 위해 반복적으로 시도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내용을 다 기억하기 어렵더라도, 다음 문구만 기억해도 괜찮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위임'이다.


이종택 CSO

  • 맥킨지에서 4년간 사업전략, 턴어라운드, 운영효율성 개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Kellogg School of Management에서 2년간 학업했습니다.

  • 현재 리더십 솔루션 스타트업 포티파이에서 기업의 피플 리더십 문제를 기술과 심리 전문성으로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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