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to 100 단계의 조직 운영 전략과 변혁적 리더십

성장하는 조직에서, 특히 10 to 100 단계에 접어든 조직에서는 단순한 실행력을 넘어 전체 조직의 일관성과 방향성을 유지하는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이 글에서는 10 to 100 단계 조직의 특징과 효과적인 운영 전략, 그리고 이 시기에 필요한 변혁적 리더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유리's avatar
Mar 29, 2025
10 to 100 단계의 조직 운영 전략과 변혁적 리더십

10 to 100 단계의 정의와 특징

10 to 100 단계는 더 이상 빠른 성장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조직 차원에서 체계화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점의 조직은 이미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는 구성원을 갖춘 대규모 조직이 되었고, 이제는 '누가 실행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실행의 일관성과 속도를 유지할 것인가', '어떻게 조직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을 향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집니다.

흔히 말하는 '성숙기'에 접어든 이 단계는, 오히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시장을 선도하며 계속해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기업은 소수이며, 대부분의 조직은 이 단계에서 관성에 빠지거나 무너집니다.

10 to 100 단계의 조직 운영 전략

이 단계의 핵심은 '일관성 있는 실행력'과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즉, 개별 팀의 성과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이를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조직의 방향성과 리듬(Rhythm)을 통합하는 운영 체계

이 단계의 조직은 다수의 사업부와 수십 개의 제품팀으로 구성됩니다. 각 팀이 개별 목표에 집중하면서도, 조직 전체의 비전과 전략에 정렬되어 움직이기 위한 공통 리듬이 필요합니다.

토스는 매일 스쿼드 단위의 daily scrum을, 매주 트라이브 단위의 weekly review를, 매월 경영진과 주요 트라이브 리더가 모여 monthly alignment를, 연 2회 전사 구성원이 모두 모여 alignment week를 진행하여 전사가 계획한 목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장애물은 없는지, 공감대 형성이 잘 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정기 리듬은 성장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팀 간 간극을 줄이고, 중복과 관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토스 Alignment Week 광경
https://blog.toss.im/article/alignmentweek23-1

조직의 복잡성을 흡수하는 시스템 중심 운영

조직이 커질수록 사람 중심의 비정형 운영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제는 프로세스, 도구, 시스템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토스는 인터널 트라이브라는 조직을 통해 토스 구성원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만들고 운영하여 정보의 투명성과 업무 효율을 극대화시킵니다. 인터널 트라이브에서 만드는 제품은 송금, 신용조회 등 실제 시장의 사용자를 위한 익스터널 제품과는 달리 철저히 토스 구성원만을 위한 제품입니다.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관리'가 아닌 '학습과 실행의 가속화'를 목적으로 설계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 다. 복잡한 프로세스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조직은 스스로를 마비시킵니다.

토스 인터널 제품과 익스터널 제품의 차이점
https://toss.im/career/article/internal-product-manager-interview

'내부 스타트업' 운영 모델의 확립

기업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조직 전체가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대신, 내부적으로 다수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듯이 제품 조직을 설계하고, 각 리더에게는 경영자 수준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쿠팡의 경우, 명확한 Job Level 체계를 통해 조직의 리더들이 실질적인 경영자처럼 행동하도록 권한과 책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정했습니다. 특히, L7(Director), L8(Senior Director), L9(VP) 등의 레벨을 가진 리더들은 사실상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를 이끄는 내부 CEO처럼, 의사결정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가지며 조직의 실행 속도와 자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쿠팡 오피스 모습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162

10 to 100 단계에 필요한 변혁적 리더십

10 to 100 단계에서의 리더십은 더 이상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리더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작동 원칙과 문화를 설계하고 정착시키는 리더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조직의 크기가 커질수록 창업자 개인이 직접 모든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조직 전체가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원칙 기반의 변혁적 리더십

특히, 원칙 기반의 리더십(Principle-based Leadership)은 이 시점에서 더욱 구조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1 to 10 단계에서 원칙은 창업자가 직접 말하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문화적 기준선이었다면, 10 to 100 단계에서는 그 원칙이 조직의 제도와 운영 시스템에 내재화되어야 합니다.

즉, 원칙은 단순한 가치 선언을 넘어서, 평가, 채용, 승진, 실행 전략 등 전사 운영의 판단 기준으로 기능해야 하며, 구성원 각자가 같은 상황에서 유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공통의 해석 체계가 되어야 합니다. 쿠팡의 리더십 원칙과 토스의 핵심가치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리더를 키우는 리더로의 진화

또한, 이 시기의 변혁적 리더십은 창업자 개인이 빛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키우는 리더로 진화하는 것에 있습니다. 조직 철학을 해석하고 전파할 수 있는 중간 리더층의 해석력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리더십 세션, 조직문화 교육, 사례 기반 코칭 등 리더십의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창업자는 이제 '가장 뛰어난 실행자'가 아니라, '조직 철학의 최종 수호자이자 설계자'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애플의 사례: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0 to 1 단계에서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허름한 차고에서 Apple I을 제작했고, 1 to 10 단계에서는 팀 쿡, 조너선 아이브와 함께 아이팟과 아이폰을 성공시키며 세계적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해 온 창조성과 철학을 조직 전반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인물로 팀 쿡을 선택하고 CEO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사망 직후 팀 쿡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애플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제기되었으나, 팀 쿡은 창업자의 철학을 견고하게 지켜나가면서도 운영과 공급망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애플을 10배 이상 성장시켰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운 철학이 자신이 없더라도 지속될 수 있도록 '팀 쿡'이라는 리더를 남기며 조직의 미래를 설계한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이 이야기 나누는 모습
https://www.ceo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00

조직 자체가 ‘제품’이 되는 시기

10 to 100 단계는 제품이 아닌 '조직 자체가 제품'이 되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좋은 사람들이 모여 일관된 실행력을 낼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앞선 0 to 1, 1 to 10 단계에서 보여준 창업자의 실행력과 문제 해결력은 이제 조직을 설계하고 정렬시키는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이제 스타트업은 하나의 회사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하나의 철학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기반 위에서만 진짜 '100'을 향한 도약이 가능합니다.


김유리 업피플 리더십 코치

  • 토스, 쿠팡, 애플, 삼성전자,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등에서 제품 개발과 조직 리더십을 경험했고, 베이스벤처스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어드바이저로 활동했습니다.

  • 현재는 포티파이에서 업피플 리더십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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