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재발견> 솔직한 리더가 더 강하다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리더십 사례를 통해 조직 성장을 이끌어낸 실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리더로서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어떻게 팀의 신뢰와 성과를 높이는지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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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05, 2025
<리더십의 재발견> 솔직한 리더가 더 강하다

리더에 대한 오해,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리더'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흔들림 없이 강인하고, 모든 답을 알고 있으며, 팀원을 동기부여하고 성과를 이끄는 모습이 일반적일 겁니다. 심지어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이런 이미지들 중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리더는 감정을 보여선 안 된다"는 오해가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은 특히 한국에서는 유교 문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떠올리는 리더상은 40~50대 남성으로, 과묵하고 말이 적지만 항상 현명한 대답을 던지는 사람으로 그려지죠. 하지만 과연 리더가 정말 그래야 할까요?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이렇게 말합니다.

"취약성은 용기의 시작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리더보다 인간적인 리더가 더 큰 신뢰를 얻는다."

전통적인 리더십 중 하나인 과묵한 리더 이미지

과묵하고 감정을 숨기는 리더의 명암

과묵한 리더상이 가진 장점은 분명 있습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 냉철하고 이성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고,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줄 수도 있죠. 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감정을 숨기다 보면 팀원과의 소통이 단절될 수 있고, 리더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기 어려워 신뢰가 약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억제하는 리더십 스타일은 팀의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을 떨어뜨려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한다고 합니다. 반면, 취약성을 드러내는 리더는 팀원들의 참여도를 30% 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갤럽 연구결과 인용). 이런 데이터는 전통적인 리더상이 오늘날의 복잡한 조직 환경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솔직한 리더가 더 강한 이유

반대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흔들리는 리더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까요? 솔직함과 투명성은 팀원과의 신뢰를 쌓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리더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때, 팀원들은 오히려 그를 더 가까이 느끼고 협력하려는 동기를 갖게 되죠. 이는 변혁적 리더십의 중요한 특징으로, 조직을 혁신적으로 이끄는 힘이 됩니다.

몇 년 전이었습니다. 필자는 현 조직의 CFO였고, 내색은 안 했지만 하루하루 메말라가는 *런웨이에 스트레스가 극심했습니다. 런웨이가 몇 개월 안 남았고, 투자는 요원했던 시기에, 창업자였던 대표님은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말하고 함께 대안을 찾도록 하자'라고 했지만, 저는 '이런 고민은 리더의 책임이자 짐이지, 구성원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였습니다. 그런데, 전체 팀 회의에서 대표님이 갑작스럽게 런웨이 상황을 저와 동의도 없이 구성원들에게 공지를 해버렸습니다. 화가 치밀었지만🔥🔥 그 자리에서는 팀원들에게 '그렇지만 대안은 있으니 너무 걱정 말라'라고 하였고, 회의 이후 대표님과 심한 언쟁을 하였습니다.

*런웨이: 투자 등 추가 자본 조달 없이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

리더십 종류가 다른 리더들끼리 발생하는 갈등
당시 살벌했던 쓰레드 재구성. 조직의 리더이자 대표의 참모로 머리끝까지 화가 났었다💢💢💢

투명한 소통이 가져온 예상 밖의 결과

과연 팀은 어땠을까요? 제 예상(불안감 상승, 이탈 조짐 등)과는 전혀 다르게, '이래서 대표님이, CFO가 그렇게 행동했구나'라는 이해와 공감의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어떤 팀원은 '필요하면 우리가 나가서 김밥이라도 말아서 팔아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농담 반/진담 반의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팀을 신뢰하지 못한 제 자신에게 많이 부끄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연구에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2022년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변혁적 리더십을 실천하는 리더는 팀의 신뢰도를 평균 42% 향상시키고, 조직 몰입도를 35%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글의 그 유명한 'Project Aristotle' 역시, 심리적 안정감이 구성원들의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나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저해하는 것은 불안요인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안요인에 대한 비가시성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리더의 성숙한 솔직함과 징징거림/무례함은 엄연히 구분해야 합니다. 투명한 소통과 진실된 언행을 통해 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나, 과도하고 건강하지 못한 감정의 표출은 오히려 팀원들의 불안을 증폭시킬 뿐입니다.

변혁적 리더십으로 신뢰를 쌓는 모습

리더도 사람이다! 성공적인 리더십 사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는, 취임하며 '나도 모든 답을 아는 것은 아니다(I don't have all the answers)'라고 하였습니다. 수십만 명 규모 조직의 리더가 저런 말을 하기가 쉬웠을까요? 이러한 리더의 지휘 아래, 2014년 사티야 나델라 취임 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3배, 주가는 10배 성장하였습니다.

리더는 '해결사'가 아니라 'Orchestrator'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진정한 리더의 진짜 역할은 팀을 규합하고, 함께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도록 이끄는 데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솔직하게 자신과 조직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오히려 더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 것입니다. 팀에게 조금 더 솔직하시고 신뢰를 표현하세요. 그 솔직함이, 당신을 오히려 더 강하고 신뢰감 있는 리더로 만들 것입니다.

솔직함이 가져온 놀라운 결과, 실제 리더십 사례

아, 그래서 그때 대표님이랑 싸우고 어떻게 되었냐구요?

놀랍게도, 상황을 알게 된 팀이 똘똘 뭉쳐서 4주 만에 출시한 프로덕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팀은 유례없는 몰입도와 자율성으로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덤으로, 해외 출장 중 우연히 만난 투자자에게 불과 몇 주 만에 투자유치가 마무리되었구요. 이러한 구성원들 덕분에, 지금도 우리 팀은 미션/비전을 향한 여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솔직한 리더십이 불러오는 팀의 몰입도

이종택 CSO

  • 맥킨지에서 4년간 사업전략, 턴어라운드, 운영효율성 개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Kellogg School of Management에서 2년간 학업했습니다.

  • 현재 리더십 솔루션 스타트업 포티파이에서 기업의 피플 리더십 문제를 기술과 심리 전문성으로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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