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사례, 빅테크 3사에서 배우다
콘텐츠 3줄 요약
✔ Apple, Microsoft, Meta의 조직문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직원들의 삶과 회사의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 조직문화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의 반복적 행동으로 오랜 시간 키우는 것입니다
✔ 조직문화 개선의 핵심은 리더의 자기인식, 암묵적 가정의 이해, 그리고 세 요소 간의 조화입니다
Apple, Microsoft, Meta 등 여러 빅테크 기업에서 20년 동안 일했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느 회사가 가장 좋았어요?"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비슷한 업계에 있어도 세 회사가 너무나 다르고, 각자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 회사를 통틀어 제가 경험한 공통적인 점은 회사의 문화가 직원들의 일하는 삶과 사적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결국 그 문화 때문에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도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조직문화 개선이 왜 중요한지, 세 회사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Apple: 융통성 제로가 만든 최고의 제품
처음 Apple 코리아에서 마케팅 일을 하면서 알게 된 Apple의 마케팅 전략은 "최고의 제품이 최선의 마케팅 캠페인"이었습니다. 따라서 마케팅에서는 최소한의 메시지로 가장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일관된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동의했지만, 한국 상황에 맞는 광고 캠페인을 고려했던 제 입장에서는 본사에서 정한 광고 문구의 토씨 하나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게 하는 게 참 답답했습니다. 마케터로서는 손과 발이 다 묶이고 입을 막고 일하는 것 같았습니다.
3년 후 미국 본사에서 신제품 iPhone을 런칭하기 전 공급망 관리 및 수요 예측을 하는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운명의 장난인지 저는 이 융통성 제로를 실행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중국과 대만의 OEM들과 함께 일을 하며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면서도 신제품 iPhone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원칙은 꼭 지켜야만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예를 들면,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공정의 불량률이 2% 미만이 되기 전에는 출시할 수 없었고, 만약 출시 일정에 이를 맞출 수 없을 땐 새벽에도 미팅을 통해 이 OEM들을 독려해서 불량률을 2% 미만으로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이런 융통성 제로의 문화는 자연스레 조직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갈아넣도록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도합 8년 반 동안 Apple에서 일하며 가장 신기했던 건, 이런 강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요구한 것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던 제 동료들의 태도였습니다. iPhone 박스 패키징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자신의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처럼 여기며 융통성 제로의 태도로 출시 일자에 맞추어 최고의 패키징 디자인과 퀄리티를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말단 직원부터 당시 오퍼레이션의 총 책임자였던 Jeff Williams(현 COO)까지, 모두 mini-Steve Jobs처럼 미친 듯이 일했고, 저 역시 그렇게 일했습니다.
신제품이 출시하는 날, 그 신제품 제작에 참여한 직원들은 Steve Jobs가 발표하는 프레스 행사에 초대되곤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신제품을 소개한 후 행사를 마치기 전 Steve Jobs는 "이 새로운 iPhone 제작 과정에 참여한 모든 Apple 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한 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저널리스트에게 "이 사람들의 노고에 박수를 함께 쳐달라"고 부탁하곤 했습니다. 보너스와 특별 휴가가 아닌 단순한 말 한마디와 짧은 박수였지만, 저를 비롯한 제 팀원들은 그 순간 지난 18개월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철저히 대외비를 지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야근을 했던 날들의 노력이 자랑스러워졌고, 다시 또 일할 힘을 얻곤 했습니다.
Microsoft: 위기의식과 실행 속도의 괴리
제가 Microsoft에 조인했던 2009년은 본격적인 모바일의 시기였습니다. 2007년에 Apple이 iPhone과 함께 iOS, App Store를 출시하고, 2008년에 그에 대한 반격으로 Google에서 Android 및 Google Play Store를 출시했습니다. 모바일 전쟁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하드웨어나 통신망이 아닌, 모바일 운영 체제(OS)였습니다. 당시 CEO이던 Steve Ballmer는 특유의 호기와 대담함으로 기존의 Windows Mobile에서 혁신한 Windows Phone이라는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고, 저는 Product Marketing Manager로서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첫날부터 제 눈에 띄었던 가장 큰 특징은 위기의식과 업무 속도 사이의 괴리였습니다.
Steve Ballmer를 비롯한 회사 내 모든 리더들은 "Windows Phone의 혁신!"을 외치며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지만, 업무의 모든 부분은 너무나 느렸습니다. 예를 들어, Windows Phone의 어떤 점이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지 알기 위해 포커스 그룹이나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논의하고 플랫폼의 마지막 버전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인사이트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렸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최대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미팅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제가 주목한 다른 신기한 포인트는 계약직 직원이 정직원의 거의 2배나 될 정도로 많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직원인 제 동료들은 대부분 전략, 계획을 맡고 계약직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대부분 업무의 실행은 계약직 직원들의 몫이었습니다. Apple에서 일하며 전략과 실행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전부 다 하는 것에 익숙해진 저는 이런 업무 방식이 이상하게 여겨졌습니다.
진짜 몰두해서 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보다 출근해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이야기를 조심스레 먼저 팀에서 일하고 있던 다른 동료들에게 꺼내자, 놀랍게도 다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2010년에 Microsoft가 엄청난 R&D 비용 외에도 약 5억 달러의 마케팅 예산을 들여 출시한 Windows Phone 7은 스마트폰 시장의 1.3%를 점유한 후 최고 3%까지 올라갔으나, 2017년 1월 실적 부진으로 공식적으로 제품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Meta: Open Communication이 만든 협업 문화
2013년 Meta(당시 Facebook)에 들어간 후 Apple, Microsoft와 비교해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이 회사가 소통하는 방식과 일하는 관계의 형성 방식이었습니다. Apple에서는 자기가 맡은 일만 끝내주게 잘 해내면 만사 오케이였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거나 상사에게 잘 보이려 노력할 필요가 별로 없었습니다. Microsoft에서는 제 업무를 잘하는 것만으로 다른 팀원들이나 상사의 인정을 받을 거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일이 왜 의미가 있는지, 제가 얼마나 잘했는지 계속 알리고 보여줘야 했습니다.
Facebook은 이 모든 것과 달랐습니다.
제가 모바일 파트너십에 있어도 다른 팀에서 하는 일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하면 그 팀의 팀장이나 팀원에게 자유롭게 1:1 면담을 신청해 물어볼 수 있고, 그들은 거리낌 없이 많은 걸 공유해 주었습니다. 직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내 Workplace라는 내부 게시판에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자유롭게 공유했고 다른 팀의 프로젝트나 일에 대해 의견을 내고 참견 아닌 참견을 해도 다 허용되었습니다. 이런 "Open Communication"은 사무실 공간에도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직급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누구에게도 전용 오피스는 없었고, 모든 책상이 파티션 없이 오픈된 한 공간에 있었습니다.
일을 시작한 첫날, 제 매니저는 제게 "Facebook에서 성공하려면 Social Capital을 잘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ocial Capital은 단순히 좋은 관계를 형성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제 팀을 넘어서 회사 전체와 함께 일한다고 생각하고 언제든 어떤 collaboration 요청이 오면 긍정적으로 응하고 적극적으로 그런 collaboration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넓은 오지랖에 대한 암묵적인 허용"이었고, 제 매니저의 말은 맞았습니다.
Mark Zuckerberg가 기숙사에서 자신이 친구들과 만든 코드로 시작한 Facebook에선 이렇게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이 쉬웠습니다. 위험 요소가 있어도 일단 시작해 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대응하는 형식이었습니다. "Move Fast & Break Things"라는 회사 내 표어가 상징하는 것처럼, 마치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었다면 팀 프로젝트의 결과가 실제 사용자나 관여된 협력사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이렇게 Apple, Microsoft, Meta의 다른 조직문화 사례를 들여다보면 조직문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구성될까요? 조직문화의 대가 Edgar Schein에 따르면, 조직의 문화는 세 가지 요소로 결정됩니다.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
요소 | 설명 | 사례 |
|---|---|---|
Artifacts (가시적 요소) | 그 조직에서 만든 가시적이고 실재하는 물건, 공간, 의식 또는 프로세스 | Apple의 프레스 행사 초대, Meta의 오픈 오피스, Microsoft의 정규/계약직 구분 |
Values (공식 가치) | 그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목표와 가치 | Meta의 "Move Fast & Break Things", Apple의 "Think Different" |
Underlying Assumptions (암묵적 가정) | 조직원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당연시하는 신념 | Apple의 "융통성 제로", Meta의 "Social Capital" |
첫째는 그 조직에서 만든 가시적이고 실재하는 물건, 공간, 의식 또는 프로세스입니다. 사무실 구조, 드레스 코드, 회사 로고, 회의 방식, 또는 회사에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위 이야기에서 Apple에서 Steve Jobs가 신제품 제작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프레스 행사에 초대했던 것이나 Meta의 오픈된 사무실 구조, 또는 Microsoft에서 정직원들이 자신들의 일을 계약직 직원들에게 지시하던 관행 등이 그 좋은 예입니다.
둘째는 그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목표와 가치입니다.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표방하는 비전, 미션, 가치 등을 의미합니다. 위 사례 중 Meta가 초기에 포스터로 만들어 회사 여기저기에 붙여 놓았던 "Move Fast & Break Things" 같은 표어가 좋은 예입니다.
셋째는 조직원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당연시하는 신념과 같은 암묵적 가정입니다. 직원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 또는 조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가진 무의식적인 믿음, "이 조직에서는 이렇게 일한다"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신념 등을 의미합니다. 위 이야기에서 Apple에서 모두 "융통성 제로"로 일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소위 갈아넣으며 일해야 한다는 믿음이나, Meta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Social Capital을 잘 쌓아야 한다는 생각 등이 좋은 예입니다.
조직문화는 만드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것
이 세 가지 요소로 조직문화를 생각해 보면, 결국 조직문화는 조직 내에서 리더부터 직원들까지 수많은 개개인의 말과 행동,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생각에 따라 결정되는 결과적인 현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CEO가 "우리 조직에서는 가능한 한 많이 열려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 있어도, CEO 먼저 직원들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할 때 꺼려하거나 피하는 모습을 보이면 열려있는 문화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원하는 "혁신적인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낼 수 있는 기회와 장을 많이 마련해 줘도 그 아이디어 실행 단계에서 사소한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혁신적인 문화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조직의 문화는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리더부터 조직의 일원들이 가진 생각과 믿음, 기본적인 가정에 근거한 반복적인 행동이 오랜 기간 동안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만든다"고 하지 않고 아이를 "키운다"고 하는 것처럼, 조직의 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3가지 방법
대부분의 리더들과 팀들은 조직문화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다양한 요소와 변수들이 있기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장 조직문화 때문에 팀이나 회사의 성패가 갈리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은 가장 뒤로 미루는 경향도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리더를 코칭하고 팀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와주다 보니 결과적으로 조직문화에 대해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고 고민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경우의 차이는 컸습니다. 조직문화는 마치 조직의 기본적인 면역력과 같았습니다. 단단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키워온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거나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마주했을 때 강한 팀 결속력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등한시하고 당장 해야 할 milestone에만 집중한 스타트업의 경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동안 곪아온 조직 문제들이 더해져 팀원들 다수가 떠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리더 = 조직문화의 첫 거울
아이를 키울 때 아이의 모든 것을 부모로서 결정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이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내가 삶과 세상에 대해 어떤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일 것입니다. 아무리 내 아이가 정직한 사람으로 커서 이 세상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컸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해도, 나 스스로가 정직하게 살지 않고 이 세상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그렇게 키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한 조직에서 조직문화의 첫 거울은 리더가 가진 생각과 하는 말, 행동입니다. 리더가 평소 자주 하는 질문, 팀원들에 대한 반응, 시간 쓰는 법 등이 즉시 문화의 씨앗이 됩니다. 리더가 자신의 생각과 말, 행동에 대한 자기인식을 잘 하고 있는가? 리더 자신의 말과 행동 사이에 일관성이 있는지 알고 있는가? 이것을 아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이를 위해 코칭 등을 통해 계속 스스로에 대해 배우려 노력하는 리더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2. 조직 내 암묵적인 가정에 대한 이해
팀 내에서 아무도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지 않지만, 모두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가정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우리 팀장님이 메신저로 질문하면 그게 새벽 6시이건 밤 12시이건 꼭 답을 해야 한다"는 가정을 하고 모든 팀원들이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 팀장은 이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면, 왜 이런 가정이 생겼을까요?
소위 말해 "알아서 기는" 행동들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행동들이 근거한 가정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지적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적합한 근거가 있는 가정인지, 아니라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팀 내에서 수시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행동/시스템, 조직의 비전/목표, 그리고 암묵적인 가정 사이의 조화
조직문화의 세 가지 요소인 1) 조직 내 공간, 제도, 프로세스, 2) 조직의 목표와 신념, 3) 암묵적인 가정이 잘 조화될 경우에는 조직문화로 인해 상승효과가 일어나지만, 부조화가 있을 경우에는 다양한 조직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Apple의 경우, 모든 조직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조직의 목표와 "융통성 제로"라는 암묵적인 가정, 그리고 이를 따라 신제품 출시 프로세스가 정해졌고, 이는 성공적인 iPhone 런칭의 결과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로 Microsoft에서 아무리 "Windows Phone 혁신"이 중요하다고 목표를 내세웠어도, 합의 중심의 느린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정규-계약직 이원화로 전략과 실행을 분리했기에 빨리 대응할 수 없었고, 이는 결국 Windows Phone의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조직문화의 세 가지 요소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또한 이 세 요소 간에 큰 괴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직문화 = 조직의 정체성
조직문화는 리더의 선언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리더의 명확한 자기인식과 그 인식에 근거해 조직이 추구하는 원칙과 가치를 정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이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 프로세스에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암묵적인 가정에 대해 질문을 하는 조직적인 습관이 시간을 먹고 자라 조직의 정체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조직문화입니다.
조직문화 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먼저 거울이 되어 일관된 행동을 보이고, 팀 내 암묵적 가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논의하며, 세 가지 요소의 조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면 건강한 조직문화는 자연스럽게 자라날 것입니다
김미루 | 스타트업 리더십 코치
20여년 미국 Big Tech 경험 바탕으로 한미 스타트업 리더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 전문가
『The Placeholder』 저자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