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3줄 요약
사람은 조직이 측정하는 것에 최적화된다. 그래서 성과 지표 개발은 측정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의 문제다.
동기부여와 조직 성과는 자동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좋은 지표는 둘이 겹치는 교집합에 있다.
완벽한 지표는 없다. 같은 지표라도 판정의 도구로 쓰면 사람을 위축시키고, 대화의 재료로 쓰면 사람을 성장시킨다.
Q. 성과 지표 개발은 왜 측정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인가?
한 조직 리더와의 코칭에서 부서의 성과 지표 개발을 놓고 고민을 나눈 적이 있다. 처음 가져온 질문은 "어떤 항목을 넣어야 하는가"였지만, 대화는 금세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 이 리더와 코칭을 진행하면서 계속 붙잡고 있던 원칙이 하나 있다. 사람은 조직이 측정하는 것에 최적화된다.
성과 지표는 조직이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지 정하고, 그 진척을 구성원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숫자와 기준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가'다. 지표를 정하는 순간 조직은 구성원에게 어디에 시간을 쓰라고 말한 셈이 된다. 그러니 성과 지표 개발은 단순한 측정 항목 설계가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Q. 동기부여와 조직 성과는 왜 자동으로 일치하지 않는가?
두 가지는 저절로 같이 가지 않는다. 코칭 고객은 구성원을 동기부여하면서 동시에 조직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기 쉽다.
조직에만 유리한 지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사람을 성과 내는 도구로 취급하는 지표, 이를테면 무조건 더 많이 더 빨리를 요구하는 지표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짜낼 수 있지만 사람을 소진시키고 결국 이탈하게 만든다. 반대로 사람만 기분 좋게 하는 지표는 조직에 무의미하다. 달성하기 쉽고 누구나 만족하는 지표는 조직의 진짜 성과와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진짜 좋은 지표는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야 한다. 추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어서 동기가 되면서, 동시에 그 추구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는 교집합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Q. 사람을 동기부여하는 성과 지표의 조건은 무엇인가?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이는 지표에는 다섯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통제 가능해야 한다. 사람은 자기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에만 동기를 느낀다. 전체 시장 상황처럼 자기 노력과 무관하게 결정되는 지표를 들이대면 무력감을 느끼고 포기한다. 효능감이 없으면 사람은 회피한다. 내가 노력하면 움직이는 지표여야 한다.
둘째, 명확하고 이해 가능해야 한다. 복잡하고 무슨 뜻인지 모르는 지표는 동기를 주지 못한다. 자기가 무엇을 향해 가는지 알아야 움직인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일수록 사람은 그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손에 잡혀야 한다.
셋째, 진전이 보여야 한다. 사람은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가장 큰 동기를 얻는다. 1년에 한 번 결과가 나오는 지표보다, 자주 진척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동기를 준다.
넷째, 의미와 연결되어야 한다.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보여야 한다. "매출 10% 증가"보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우리가 무엇을 이루는가"가 연결될 때 사람이 움직인다.
다섯째, 공정해야 한다. 지표가 누구에게는 유리하고 누구에게는 불리하거나, 운에 좌우된다고 느껴지면 동기는 즉시 무너진다. 공정성은 동기의 전제조건이다.
Q. 조직에 의미 있는 성과 지표의 조건은 무엇인가?
조직 관점에서는 '측정하기 쉬운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추적해야 한다.
첫째, 지표가 진짜 가치와 연결되어야 한다. 활동량이 아니라 결과를 재는 것이다. 전화 통화 수가 아니라 고객 문제 해결률, 작성한 문서 수가 아니라 그 문서가 만든 성과를 봐야 한다. 활동이 아니라 가치를 측정해야 조직에 의미가 있다.
둘째, 매출 같은 최종 결과, 즉 후행지표만 보면 이미 늦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인인 선행지표를 함께 봐야 구성원이 결과를 만드는 행동에 집중한다. 선행지표와 후행지표를 짝으로 설계하는 것이 KPI 설계의 기본이다.
셋째, 행동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 설계된 지표는 엉뚱한 행동을 부추긴다. 속도만 측정하면 품질을 희생하고, 개수만 측정하면 중요한 일보다 쉬운 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지표를 세울 때는 반드시 "이 지표를 극대화하려고 사람들이 어떤 나쁜 행동을 할 수 있을까"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넷째, 여러 지표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하나의 지표만 세우면 반드시 왜곡이 생긴다. BSC(Balanced Scorecard)를 비롯한 복합 측정 방식처럼 성과, 품질, 협업, 성장 같은 여러 축을 함께 봐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이 균형을 어떻게 짜느냐가 성과관리시스템 설계의 출발점이다.
Q. 동기부여와 조직 성과의 교집합은 무엇인가?
교집합은 네 가지 원칙으로 좁혀진다.
결과와 과정을 함께 보는 지표.
결과만 보면 사람은 압박을 받고 수단을 가리지 않게 된다. 반대로 과정만 보면 조직 성과와 멀어진다. 무엇을 이뤘나(결과)와 어떻게 일했나(협업, 성장, 방식)를 함께 봐야 사람이 건강하게 일하면서도 성과가 난다.개인과 팀을 함께 보는 지표.
개인 성과만 재면 사람들은 협업하지 않고 정보를 감춘다. 개인 성과와 팀 성과를 함께 보면 자기 몫을 다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다. 특히 남을 도운 것, 팀에 기여한 것을 지표에 넣으면 협업이 살아난다. 팀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조직은 대부분 이 축을 명시적으로 측정한다.도전적이되 달성 가능한 목표.
목표 설정 수준은 벅차되 해볼 만해야 한다. 너무 쉬우면 동기도 안 생기고 조직 성과도 낮다. 너무 어려우면 포기한다. 노력하면 어렵게 닿을 수 있는 수준이 동기와 성과를 동시에 최대화한다.성장을 담는 지표.
이것이 특히 중요하다. 평가에서 성장으로 관점을 옮기는 것이다. 지금의 성과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성장하고 있는가, 남을 성장시키고 있는가를 지표에 넣어야 한다. 그때 사람은 자기 발전을 느껴 동기를 얻고 조직은 장기적 역량을 얻는다. 성과와 성장을 동시에 잡는다는 건 현재의 결과와 미래의 역량을 같은 표 안에 올려놓는다는 뜻이다.
Q. 성과 지표를 어떻게 써야 사람이 움직이는가?
아무리 잘 설계한 지표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완벽한 성과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지표라도 심판의 도구로 쓰면 사람을 위축시키고, 성장의 도구로 쓰면 사람을 동기부여한다. 그래서 지표는 판정이 아니라 대화의 재료여야 한다. 성과 면담에서 어떤 언어를 쓰느냐가 지표의 성격을 결정한다.
지표를 함께 만들면 동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은 자기가 만든 것에 헌신한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부과하면 구성원은 그것을 통과해야 할 관문으로 느끼지만, 함께 성공의 정의를 정하면 그것이 자기 목표가 된다. 최고의 지표는 리더가 완벽하게 설계해서 내려주는 지표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만든 지표다. 이 대화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은 MZ세대 성과관리의 3요 소통법에서도 다룬 바 있다.
마지막으로 지표는 사람을 숫자로 환원할 위험이 있다. 그런데 사람은 숫자로 다 담을 수 없다. 지표를 쓰되, 지표에 잡히지 않는 것들, 성실함과 협력과 성장과 어려운 시기의 헌신을 리더가 눈으로 보고 인정해야 한다.
지표는 성과 관리의 도구지만, 사람을 진짜 움직이는 건 자기가 보이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이다. 지표와 그 인정이 함께 갈 때 동기부여와 조직 성과가 비로소 만난다. 이것이 그날 리더와 시간을 들여 나눈 코칭 대화의 본질이기도 했다.
성과 지표를 바꾸는 일은 항목을 고치는 작업이 아니라, 리더가 구성원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을 바꾸는 작업이다. 업피플은 리더 대상으로 1:1 프리미엄 코칭과 리더십 진단을 제공하며, 성과 면담과 목표 합의 과정에서 리더가 실제로 쓰는 언어를 함께 점검한다. 우리 조직의 성과 지표가 사람을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업피플 홈페이지에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참고문헌: Humphreys, M. S., & Revelle, W. (1984). Personality, motivation, and performance: a theory of the relationship between individual differences and information processing. Psychological Review, 91(2), 153.
정재영 | 리더십 코치
엘지, 대림 등에서 30년간 인사관리, 인재육성,조직개발 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현재는 대학교수와 전문 코치로서 다양한 조직과 리더를 대상으로 리더십 코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