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역할: 조직 문화와 사람 중심으로의 변화

HR은 단순 인력 관리를 넘어 조직 문화와 사람 중심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HR의 역사적 흐름을 통해 과거의 통제 중심적 역할에서 벗어나, AI 시대에 인간 고유 가치를 극대화하고 구성원의 성장과 몰입을 이끄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HR의 새로운 역할과 미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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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3, 2026
HR의 역할: 조직 문화와 사람 중심으로의 변화

콘텐츠 3줄 요약

  1. 21세기 HR은 과거의 통제 중심적 인력 관리에서 벗어나, 조직 문화와 사람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합니다.

  2. 산업혁명부터 현재까지 HR의 역사적 흐름을 통해 각 시대별 HR의 역할과 핵심 질문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AI 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과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조직 문화를 설계하는 것이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21세기 HR에 대한 제안: Part 1. HR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2022년 9월, 저는 'People+Culture'라는 이름의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혹자는 이름이 너무 직관적이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지만, 20여 년간 테크놀로지 기업에서 조직 생활을 하며 조직 내 '사람(People)'과 그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Culture)'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저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이름이었습니다. 조직의 성패는 결국 사람과 문화에 달려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업 후 제가 하는 일을 소개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아, HR 쪽 일을 하시는군요!"라고 반응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를 반감이 들었습니다. "네, 관련이 있긴 한데 정확히 말하면 전통적인 HR과는 조금 다릅니다..."라며 중언부언하기 일쑤였죠. 어느 날, 왜 제가 하는 일이 HR로 분류되는 것에 이토록 반감을 가지는지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20년 회사 생활 동안 겪었던 HR 경험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애플 입사 인터뷰 당시, 채용 담당자는 일주일이 넘도록 인터뷰 일정에 대한 답장을 주지 않아 애를 태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상사와의 불화로 힘들었을 때, 인사 담당자는 상사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문제를 무마하려 했고 결국 저는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메타에서는 매니저로서 팀원 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 생각과 다를 때, 인사고과 담당자는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만 했습니다. 유능하지만 시스템상 원하는 평가를 받지 못한 팀원을 다독이며 혼자 전전긍긍해야 했습니다. 성희롱 사건에 대한 내부 감사가 8개월이나 걸리고 가해자에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을 때는 팀 내 여성 동료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습니다.

2002년 애플 입사부터 2022년 메타 퇴사까지,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동료들과 자조적으로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HR은 회사를 직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지, 그 반대는 아니야."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HR 담당자나 HR 영역 전체를 비난하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여느 직군처럼 HR 담당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불합리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여 년간 HR에 대한 기대와 인상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조직에서 일하는 인간 개개인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욱 커질 것입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은 AI가 대신하겠지만, 창의성, 공감 능력,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등 인간 고유의 역량은 더욱 가치 있게 평가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을 지원하는 HR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AI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새로운 조직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하는 데 HR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의 인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수동적으로 직원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미래 HR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HR이 쇄신하기 위해서는 "HR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HR의 역사를 간략히 되짚어 보겠습니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HR의 역사, 어떻게 시작되었고 진화해 왔는가?

HR의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적 상황과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에 대한 관점과 HR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대 별 HR의 진화

1. HR의 기원 (1900년 이전 산업혁명기): 통제해야 할 비용으로서의 노동력 관리

산업혁명 이후 공장 중심의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되면서 노동자는 기계와 같은 생산 요소(Input, Resource)로 인식되었습니다. 프레데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효율성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작업 시간과 동작을 표준화하고, 노동자를 철저히 통제하며 보상과 처벌을 통해 동기 부여했습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기계 부품과 같은 노동력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기계와 같은 노동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가?" 당시에는 별도의 HR 조직 없이 라인 매니저가 출근 관리, 임금 지급, 규율 통제 등 노동자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2. 1900-1930년대: 인사관리의 등장

산업혁명을 거치며 기업화가 가속화되고 노동자 수가 급증하면서 노사 갈등, 아동 노동, 산업 재해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채용, 해고, 급여 관리, 인사 기록 관리, 노동법 및 규제 준수 등을 전담하는 인사부서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관리하고 운영해야 할 직원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증가하는 노동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할 것인가?" 인사부서는 주로 행정 처리와 법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3. 1930-1950년대: 인간 관계론을 고려함

호손 실험은 HR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물리적 조건(조명, 휴식 시간 등)보다 심리적, 사회적 요인(상사와의 관계, 공정성 인식, 감정 표출 등)이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감정과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적 존재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과 조직 내에서의 관계가 생산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HR의 역할은 동기 부여, 사기 진작, 리더십 개발, 내부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4. 1960-1980년대: 전문 기능으로서의 HR

서비스업 성장과 함께 지식 노동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직원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 기업 이익 창출을 위한 투자 대상인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등의 연구 결과도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했습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투자하고 개발해야 할 자산 (Assets)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유지할 것인가?" HR은 교육 및 개발(L&D), 성과 평가, 리더십 개발, 보상 및 복지 설계, 조직 개발(OD) 등 전문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5. 1990-2000년대: 전략적 HR & 인재 관리 (Talent Management)

지식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HR은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맥킨지의 "War for Talent" 보고서는 인재 확보 및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HR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기업의 핵심 경쟁 우위 (Talent)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비즈니스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인재 전략(People Strategy)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가?" HR 리더는 경영진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인재 파이프라인 계획, 리더십 역량 모델 구축, HR 애널리틱스 도입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습니다.

6. 2010년대 - 현재: 사람과 문화의 조화로운 발전

불확실한 경영 환경(VUCA), 팬데믹, AI 기술 발전 등으로 인해 조직 내 사람과 문화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특히 MZ세대의 등장과 함께 심리적 안전감,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웰빙, 일의 의미 등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습니다.

  • 사람에 대한 관점: 사람 = 온전한 인간 (Whole Person)

  • 핵심 질문과 HR의 역할: "이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인간과 조직은 어떻게 함께 번영할 수 있는가?" HR은 단순히 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설계하고 심리적 안전감,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웰빙 등을 고려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주도적인 설계자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AI 시대, HR의 새로운 사명

HR의 역사와 진화 과정을 통해 시대적 흐름에 따라 HR의 역할과 핵심 질문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 조직의 HR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거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지 성찰하게 합니다.

AI 시대, HR은 단순히 인재 채용이나 성과 측정, 급여 지급과 같은 행정적 업무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 즉 창의성, 공감 능력, 협업 능력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혁신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AI 시대 HR의 새로운 사명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김미루 | 스타트업 리더십 코치

  • 20여년 미국 Big Tech 경험 바탕으로 한미 스타트업 리더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 전문가

  • 『The Placeholder』 저자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거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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