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급 채용시 주의점, 네임드를 채용하면 해결된다?

팀장급 채용의 숨겨진 함정과 해결책을 토스 사례를 통해 공개합니다. 네임드 채용의 착각부터 내부 육성, 정밀한 경력 분석, 효과적인 온보딩까지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김유리's avatar
Aug 20, 2025
팀장급 채용시 주의점, 네임드를 채용하면 해결된다?

채용에서 99%가 빠지는 네임드의 함정

리더라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결정과 방식이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순간이 자주 있습니다. 특히 성장하는 조직에서는 시간과 자원이 모두 제한된 상황에서,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이 전체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 반대로 한 번의 올바른 결정이 비약적인 도약을 가능하게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다룰 세 가지 착각은 조직의 장기 성장과 리더십 전환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함정입니다. 각 착각이 어떤 배경에서 생겨나고,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해법을 나누려 합니다.

이번 글은 '네임드를 채용하면 다 해결된다'를 다루는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포스팅 입니다.

네임드 채용의 함정: 토스 BSL 실험에서 배운 것

토스 시절, 외부 임원을 영입할 때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고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Business Strategy Lead(BSL)'라는 제도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Head나 C-level 바로 전 단계에서 실력을 검증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3명의 후보가 BSL 자리에 올랐지만, 결과는 엇갈렸습니다. 외부 출신 2명은 모두 실패했고, 단 1명만이 살아남아 Head가 되었습니다.
실패한 2명은 명문 기업 출신의 검증된 인재였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내부 문화와 업무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구성원 눈치를 보거나 텃세에 부딪혔고, CEO의 성과 압박 속에서 불안감만 커졌습니다. 반면 유일하게 성공한 1명은 내부 출신으로, 조직의 성장 과정과 맥락을 이미 깊이 이해하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BSL 기간 동안 그 이해를 바탕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하며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네임드 타이틀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외부 채용 전에 먼저 내부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 외부 채용 전 내부 리더 육성을 먼저 검토하세요

내부 인재는 이미 조직의 문화·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빠르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라면, 3~6개월 동안 의도적으로 '리더 역량 테스트'를 설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된 범위의 프로젝트를 완전히 주도하게 하거나, cross-functional 협업을 리드하게 해 역량을 검증합니다.

토스의 Acting Leader 제도

실제 토스에서는 정식 리더가 되기 전 Acting Leader라는 타이틀을 먼저 부여하고, 해당 기간 동안 성과와 리더십 역량을 함께 평가했습니다. BSL 실패 이후 토스는 이 방식으로 내부 리더를 적극적으로 육성했고, 검증을 거친 내부 리더들이 자회사 대표로 성장한 사례가 다수 나왔습니다.

내부 리더 검증 체크리스트

  • 한정된 범위의 프로젝트 완전 주도 경험

  • Cross-functional 팀 협업 리더십 발휘

  • 3~6개월간 Acting Leader 역할 수행

  • 성과와 리더십 역량 동시 평가

둘째, 우리 조직의 현재 스테이지를 진단하세요

내부 인재 검토 결과, 적임자가 없다면 이제 외부 채용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우리 조직의 현재 스테이지'를 명확히 진단하는 것입니다. 스테이지를 잘못 진단하면,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스테이지는 단순한 매출 규모나 인원 수가 아니라, 사업의 본질적인 성장 단계로 구분해야 합니다.

조직 성장 스테이지별 특징

단계

핵심 목표

키워드

0 to 1

Product-Market Fit(PMF) 검증

빠른 실행, 실패를 통한 학습

1 to 10

시장 및 조직 Scale-up

성장 가속, 제품 라인업·채널 확장

10 to 100

체계화·효율화

시스템 기반 운영, 최적화

스테이지 진단을 위한 핵심 질문

  • 지금 우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단계인가,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인가?

  •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은 속도 우선인가, 품질 우선인가?

  • 당장 필요한 것은 혁신인가, 안정화인가?

이 답이 명확해지면 외부 인재를 찾을 때 필요한 배경·경험 조건이 선명해지고, 채용 타겟 회사 범위도 좁혀집니다.

셋째, 후보자의 경력을 정밀 분석하세요

조직의 스테이지와 환경이 정의되고 채용 타겟 회사까지 결정됐다면, 이제는 후보자의 '뾰족함'을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토스 Product Owner(PO) 출신이라도 다음 요소에 따라 역량의 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면접을 통해 후보자의 경력을 정밀 분석하는 리더들

경력 분석의 4가지 핵심 요소

입사 시점: 토스가 0 to 1 단계였는지, 10 to 100 단계였는지
맡은 제품의 성격: 신규 제품 출시인지, 기존 제품 고도화인지
성과 창출 방식: 인재 밀도가 높고, 자원이 풍부한 환경에서 팀 차원의 성과를 낸 것인지, 여러 제약 속에서 개인의 역량으로 돌파한 것인지
맡은 팀의 성격: 기민한 소규모 목적 조직이었는지, 이해관계자가 많은 복잡한 TF 형태의 팀이었는지

핵심은 우리 조직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와 후보자의 강점이 얼마나 교차하느냐입니다. 교집합이 작다면, 아무리 화려한 이력이라도 성공 가능성은 낮습니다.

넷째, 상호 온보딩에 투자하세요

온보딩은 단순한 환영 절차가 아니라, "이 조직에서 존경받고 성공하는 방법"을 빠르게 내재화시키는 전략적 프로그램이어야 합니다. 토스는 외부 리더 영입 시, 아래와 같은 온보딩 과정을 거쳐 새로 온 리더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외부 리더 온보딩 핵심 포인트

  • 입사 전 주요 의사 결정권자 미팅, 의사결정 과정 사전 공유

  • 입사 직후 CEO 및 주요 리더 일상·회의 전면 쉐도잉

  • 월간 목표 수립 및 monthly sync로 기대치 조율 및 성과 평가

  • 문화 적합성이 높은 리더나 HRBP를 버디로 매칭, 3개월간 문제 해결 동반

    조직에서 환영받는 신규 리더의 모습

내부 구성원 온보딩도 필수

또한, 외부 리더의 성공은 신규 리더 개인의 적응과 내부 팀의 수용 준비가 맞물려야 가능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내부에서 '왜 이 사람이 왔는지', '우리와 어떻게 함께할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으면 출발부터 마찰이 생깁니다. 이를 위해 토스에서는 기존 조직 리더 및 구성원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내부 구성원 온보딩 핵심 포인트

  • 입사 전 외부 리더 영입의 이유와 기대 역할을 투명하게 설명

  • 입사 후 기존 리더와 신규 리더의 책임과 권한을 함께 정의

  • 입사 직후 새로운 리더와의 초기 1:1 및 팀 미팅 기회를 적극 제공

마무리

외부 채용은 분명 중요한 카드입니다. 하지만 조직 상황과 후보자 핏이 맞지 않으면, 화려한 이력은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리더 스스로가 '내가 제일 잘한다'는 확신에 사로잡혀 조직 성장을 가로막는 경우와, 이를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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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데이터 기반 1:1 리더십 코칭, Up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