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1편) - 소통과 피드백

연말 조직개편 시즌, 구조 변경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직 문화 구축의 핵심은 리더의 소통 접점 설계와 피드백 구조화에 있습니다. 토스 사례로 배우는 1on1 미팅과 타운홀 활용법, 불편함을 성장으로 바꾸는 실전 전략을 공개합니다. 지속 가능한 조직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 확인하세요.
김유리's avatar
Nov 13, 2025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1편) - 소통과 피드백

콘텐츠 3줄 요약

  • 리더십의 본질은 전략이 아니라 문화 설계에 있습니다.

  • 조직 문화는 리더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소통하고 피드백하며 무엇을 믿는가로 만들어집니다.

  • 이 글은 토스에서 검증된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 중 '소통 접점 활용법'과 '피드백 구조 설계법'을 다룹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기업이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목표에 맞춰 조직 구조를 재편하고, 팀을 재배치하며, 보고 라인을 조정합니다. 하지만 조직개편만으로 조직 문화가 바뀔까요? 정답은 "아니오"입니다.

조직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리더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들은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이 더 빠르게 학습하고, 더 솔직하게 소통하며, 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리더가 어떤 소통 접점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입니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서 Head of UX로 일했던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문화가 어떻게 설계되고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전략 문서나 비전 선언문보다 훨씬 강력한 것은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서 매일 오가는 대화, 회의, 그리고 피드백이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 1, 2번을 다룹니다.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 1:
소통 접점의 성격을 파악하고 레버리지하라

구성원 모두가 조직 문화를 빠르게 체화하려면 리더와 구성원 간 소통 접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조직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대화가 오가지만, 리더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리더십의 힘은 "모든 소통에 어떻게 참여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소통에 어떻게 집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소통 채널별 특성 이해하기

조직에서 일어나는 주요 커뮤니케이션을 세 가지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 of Audience: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가
2️⃣ Frequency: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3️⃣ Impact: 행동 변화가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가

소통 채널

참여 인원

빈도

임팩트

1 on 1

낮음

보통

매우 높음

슬랙/메신저

상황별

높음

낮음~중간

이메일

상황별

낮음

낮음

업무 회의

보통

높음

높음

전사 타운홀

매우 높음

낮음

중간

각 소통 접점은 서로 다른 미디엄 특성을 갖습니다. 전사 타운홀은 리더의 한마디가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의사결정 기준을 정렬하는 상징적 미디엄입니다. 반면 1 on 1은 구성원이 리더의 언어와 태도를 직접 경험하며, 조직의 핵심 가치가 개인의 신념으로 전환되는 임팩트가 큰 미디엄입니다. 팀 회의는 그렇게 전환된 가치가 행동으로 구체화되고, 핵심 가치가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돕는 미디엄입니다.

리더는 각 소통 접점이 가진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레버리지해야 합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떤 맥락으로, 얼마나 일관되게 반복하느냐에 따라 조직 문화의 전파 속도와 깊이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1 on 1 미팅 — 조직 문화가 '사람을 통해' 학습되는 자리

1:1은 리더와 구성원이 가장 깊이 소통하는 자리입니다. 공식 회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감정, 가치관, 사고방식이 직접 오가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듣고,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조직 문화의 비언어적 제스처로 작동합니다.

필자는 과거 토스 재직 중 '토스대부' 프로젝트 실패 이후, 이승건 대표와의 1 on 1 자리에서 회사를 떠나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승건 대표는 필자의 양 어깨에 손을 얹고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유리님, 지금 이 미팅룸을 나가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유리님이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할 겁니다. 인생에서 개인을 정의내리는 순간이 드물게 찾아오는데,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에요.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망가면 끝까지 실패자가 되는 거고요, 털고 일어서면 어려움 끝에 승리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으세요?"

— 『유난한 도전』 p.136 관련 기사

이 대화는 필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토스가 지향하는 조직 문화, 즉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며 도전하는 문화가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체화한 계기였습니다. 그 1 on 1 이후 그는 회사를 떠나지 않고 '무료 신용등급 조회'라는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며 다시 도전했고, 결과적으로 송금에 이어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대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1:1은 조직의 가치가 개인의 신념으로 스며드는 소통 접점입니다. 리더의 한마디가 구성원의 사고방식, 실패와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 학습의 기준을 바꿀 수 있습니다.

타운홀 미팅 — 문화의 원칙이 조직 전체에서 검증되는 자리

조직 문화가 1 on 1을 통해 개인 안으로 스며든다면, 타운홀은 그 문화가 조직 전체의 공론장 속에서 검증되고 강화되는 공간입니다.

토스 전사 위클리 미팅 장면
[유튜버 지무비] 토스 다큐멘터리 리뷰 영상 중 전사 타운홀 설명

과거 토스의 전사 타운홀에서는 'Toss Culture Guardians(TCG)' 선출 방식을 두고 CEO와 구성원 간 공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이승건 대표는 빠른 실행을 위해 일부 절차를 단축하고 바로 투표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구성원 중 한 명이 손을 들어 말했습니다.

"TCG는 토스 조직 문화의 근간입니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 졸속으로 진행하는 것 자체에 반대합니다!"

토스 대표의 의견에 반대하는 구성원의 모습
[유튜버 지무비] 토스 다큐멘터리 리뷰 영상 중 전사 타운홀 광경

한 명이 이야기를 꺼내자 또 다른 한 명이, 그리고 그다음 사람도 이어 말했습니다. 순식간에 타운홀은 의견이 오가는 공론장이 되었습니다. 이승건 대표는 줄줄이 이어지는 의견을 보며 미소를 감추지 않았고, 즉시 받아들이며 말했습니다.

"아, 오늘 (타운홀) 너무 좋다~ 그럼 이 안건은 피플팀과 다시 생각해보고 소통하겠습니다."

반대 의견을 듣고 즐거워하는 토스 대표의 모습
[유튜버 지무비] 토스 다큐멘터리 리뷰 영상 중 전사 타운홀에서 말하는 이승건 대표

이 장면은 조직 문화가 위계를 이긴 순간으로 기록됩니다. 리더의 지시가 무조건적인 최종 결론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합의를 통해 일이 추진되는 조직 문화. 이것이 바로 토스가 지향하는 '공화주의적 리더십'이었습니다.

이처럼 리더는 모든 소통을 완벽히 관리할 수는 없지만, 각 소통 접점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문화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1 on 1이 문화를 '심는 기회'라면, 타운홀은 문화를 '검증하고 재정렬하는 기회'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소통 접점이 제대로 활용될 때, 조직은 리더 한 사람의 언어가 아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언어로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 2:
불편함을 감수하는 피드백 구조를 설계하라

구성원 모두가 조직 문화를 빠르게 체화하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가 추구하는 조직의 핵심 가치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리더 혼자 고군분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서로의 판단을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함께 학습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특히 연말 조직개편을 앞둔 지금, 많은 조직이 구조 변경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피드백 문화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피드백이 활발한 조직의 공통점은 미움받을 용기가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아니라, 그 용기를 받아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피드백이 작동하는 3가지 전제 조건

그 전제 조건으로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이 조직 안에서 충족되어야 합니다.

💬 이 피드백은 진심으로 상대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는가?
🎯 이 피드백은 개인 감정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향하고 있는가?
🤝 피드백을 주고받는 사람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가?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은 피드백은 조직 내 불필요한 긴장감과 방어 기제를 유발하지만, 위의 조건이 충족된 피드백은 조직 전체의 학습 속도를 높입니다.

공개 피드백 — 조직의 학습 속도를 바꾼 이메일

필자가 과거 토스에서 Head of UX로 일하던 시절, 정승진 Product Owner와 '속도감 있는 제품 실험'과 '제품 원칙(Product Principle, PP) 준수' 간의 균형을 두고 전사가 보는 앞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토스앱은 기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고객 경험이 뒤죽박죽이었고, 제품 원칙의 근간인 'Simplicity'로 되돌아가기 위해 수개월간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토스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역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친 속도의 제품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두 개의 이니셔티브 — '완성도'와 '속도감' — 를 각각 필자와 정승진님이 리딩하면서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결국 어느 늦은 밤, 정승진님이 '로드바이크가 불편한 이유'라는 제목의 전사 이메일을 보냈고, 이메일에는 "빠르게 실험하지 않으면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스탠드도 바구니도 스피드와 관계없는 건 전부 배제하고 궁극으로 가벼워진 것, 그것이 자전거의 정점 로드바이크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에 필자는 전체 회신으로 답했습니다.

"원칙 없는 속도는 더 큰 혼선을 낳습니다. 실험이 많을수록 기준이 필요합니다. PP를 기반하지 않은 MVP는 잘못된 MVP이며, 잘못된 MVP로 검증하는 것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입니다."

잠시 후 이승건 대표도 합류하여 전체 회신을 발송했습니다.

"무조건 빨리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훅 찌르는 것이 언제나 더 임팩트가 큽니다."

수차례의 이메일 공방이 이어지면서 슬랙 채널과 라운지, 회의실 곳곳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토스팀 전체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조직이 일하는 방식의 원칙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놓고 대화했습니다.

이 장면은 『유난한 도전』이라는 책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헌정 폴인 팀장님은 "정말 이렇게 날선 피드백이 가능하단 말인가" 놀라워했고, 유난한 도전 저자이자 토스 전 콘텐츠팀 리더 정경화님도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 당사자들은 이러한 공개 피드백을 공격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과정이자 신뢰의 표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토스의 피드백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는 정경화 전 토스 콘텐츠팀 리더
‘토스가 일을 사랑하고 지속하는 법’ 행사 중, 도헌정 폴인 팀장 & 정경화 전 토스 콘텐츠팀 리더

피드백이 성공한 이유

이 피드백 과정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질문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 이 피드백은 진심으로 상대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는가?
→ 그렇습니다. 필자와 정승진님은 신용조회 서비스를 함께 만들던 시절부터 긴밀히 협업해왔습니다. 정승진님은 서버 개발자로 출발해 데이터 분석과 실험 설계를 스스로 학습하며 짧은 시간에 PO로 전환한 조직의 기대주였습니다. 필자 역시 그가 언젠가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의 성장 과정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 이 피드백은 개인 감정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향하고 있는가?
→ 그렇습니다. 모두의 목표는 '토스가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한쪽은 고객 경험의 완결성을 회복하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 다른 한쪽은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속도를 택했습니다. 둘 다 토스라는 조직의 미션을 위해 싸웠기에, 그 충돌은 본질적으로 미션을 위한 사심 없는 토론이었습니다.

🤝 피드백을 주고받는 사람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가?
→ 충분히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오랜 협업 속에서 이미 서로의 역량을 믿었고, 상대가 던지는 말이 비난이나 비판이 아니라 '공동 목표 달성의 가속화'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논쟁은 '속도'와 '원칙'의 대립이 아니라, 피드백이 흐르는 조직을 만드는 실험이었습니다. 『유난한 도전』 책에서는 몇 페이지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약 6~9개월간 이러한 공방이 계속되었습니다. 때로는 슬랙에서, 때로는 회의실과 이메일에서 서로의 논리가 부딪히며 조직 전체가 치열하게 학습했습니다.

그 결과 토스앱은 성공적인 전면 개편을 통해 더 쾌적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고, '행운퀴즈', '송금지원금' 등의 제품이 연이어 히트하며 1,000만 MAU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누구 하나 눈을 감고 못 본 척, 귀를 닫고 못 들은 척했다면 어땠을까요? 리더들이 서로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토스는 지금과 같은 학습하는 조직으로 성장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조직개편 시즌, 구조를 바꾸기 전에 문화를 점검하라

연말 조직개편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조직 구조를 고민하고, 팀을 재배치하며, 인사 발령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조직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리더가 어떤 소통 접점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며, 피드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조직 문화의 DNA를 결정합니다.

1 on 1에서는 개인의 신념을, 타운홀에서는 조직의 원칙을, 그리고 피드백 구조에서는 함께 학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만, 문화를 바꾸는 것은 리더의 일상적인 선택과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조직 문화 성공 방정식의 마지막 열쇠인 '내적 동기를 깨우는 방법''실행 가능한 조직 변화 전략'을 다룹니다. 구성원 각자의 꿈이 살아 숨 쉬는 조직을 만드는 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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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업피플 리더십 코치

  • 토스, 쿠팡, 애플, 삼성전자,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등에서 제품 개발과 조직 리더십을 경험했고, 베이스벤처스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어드바이저로 활동했습니다.

  • 현재는 포티파이에서 업피플 리더십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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