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팀장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신임팀장교육에서 놓치는 가장 중요한 것.
리더십은 철학적 개념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래서 실제로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데?'라는 실체적인 질문에 대한 손에 잡히는 답도 당연히 필요하다.
대다수의 신임 리더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그래서 내가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매뉴얼로는 안 되는 현실
대부분의 신임팀장교육에서는 회사의 정책과 철학에 따라 직책자가 업무 시 고려해야 할 기준과 내부 정책/프로세스를 알려준다. 하지만 이러한 매뉴얼 형태의 지식은 체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리더의 실제 상황에서는 쉽게 떠오르지 않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맥킨지에서 팀장(Engagement Manager) 승진 전 JEM(Junior Engagement Manager) 역할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실제로 팀장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JEM은 실무자처럼 개인 업무가 존재하는 동시에 같이 일하는 팀원의 워크스트림에 대한 관리와 가이드를 제공하며, 외부 고객사 소통과 내부 업무 배분, 상향 보고까지 담당해야 하는, 처음 접했을 때 헤매기 쉬운 상황에 처한다.
하루하루가 시도와 실패, 그리고 (가끔씩 느끼는 작은) 성취였으며, 이 과정에서 구르고 헤메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을 정리한 결과가 SEA 프레임워크였다. 처음부터 SEA였냐고? 아니다. 그냥 내가 뭘 어떻게 했는지 정리하고, 그다음에 이걸 어떻게 하면 기억에 남기 쉽게 전달할까, 하다 보니 그냥 운 좋게 얻어걸린 거다.
S: Scoping - 업무/권한의 명확한 범위 설정
업무 스코핑의 3요소
효과적인 리더십의 첫 단계는 업무의 명확한 범위 설정이다. 업무 스코핑에서 반드시 정의해야 할 3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What: 내가/우리 팀이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는 무엇인가?
How Deep: 어느 수준까지 깊이 파고들 것인가?
By When: 명확한 완료 시점과 중간 마일스톤은 어떠한가?
권한 범위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업무 스코핑과 함께 권한 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 어떤 의사결정은 팀장 선에서 처리하고, 어떤 주제/시점에 대해서는 팀장의 상사 또는 고객사를 개입시켜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만들지에 대한 판단이다.
내가 들었던 사례 중, 특정 프로젝트에서 신임 팀장이 고객사에 팀과 홀로 남겨지고, 팀장의 상위 파트너는 고객사의 고위 임원과 해외 출장을 갔던 경우가 있었다. 의욕이 넘쳤던 신임 팀장은 고객사에서 본인이 'add-value'하고 있다는 믿음(이지만 착각) 아래 여러 가지 의사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고객사 실무자들과 굉장히 많은 갈등이 있어서 이후 파트너가 복귀하여 수습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는 사례가 있다.
그 파트너가 했던 말은 '가만히라도 있었으면 문제는 안 생겼을 텐데…'였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나, 권한 범위에 대해서 적정 시점에 본인의 상사나 고객사의 key person을 개입시키는 것은, 자칫하면 '정치'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주어진 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Impact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이해관계자 동기부여와 관리이다.
E: Evaluation - 가시성의 확보 및 제공
업무 난이도 및 진척 평가
업무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사전 난이도 평가 : 프로젝트 시작 전 리스크 요소 파악. 이 업무는 얼마나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인가?
이것이 중요한 것은, 팀장의 경우 대부분 일을 잘하던 ACE 실무진이었을 경우가 많아 '자기 기준'에서 난이도와 필요한 시일을 추정하곤 한다. 물론 팀원들에게 높은 bar를 제시하고 요구하는 것은 건강한 자극이나, 이 역시 점진적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래에 있는 팀원에 대한 초기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최종 진척 및 결과에 대한 평가: 완료된 업무의 기준 대비 성과 측정이 중요하다.
최종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결과물을 검토하며, '이 문제가 제대로 풀리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잠재적인 risk가 무엇인지'를 인지해야 적절한 시점에 직접 개입을 하거나 외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업무 진척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정의 또는 합의된 '업무의 목적과 결과물'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요인인 Scoping에서 사전 정의 되어야 한다.
팀원 이해: 강점 발굴과 성장 지원
사람에 대한 평가는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작할 때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대치를 세팅하고, 이는 1:1, 또는 팀 단위로 해도 무방하다. 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보통 팀이 모두 모여 team learning session이라는 것을 1시간 정도 하고, 이걸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협업/업무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 감을 잡곤 했다. 개인별 성향, 업무 스타일, 어떤 성장을 원하는지, 심지어 선호하는 음식까지 수집하고, 이걸 공유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주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필자는 월 1회 30분~1시간씩 팀원들과 정기 미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 팀원의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강점을 발견하고, 세부 실행력 보완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피드백이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따로 해두었다가, 즉시 하는 경우도 있고 월간 피드백 시간에 전달하기도 한다.
피드백 요청: 리더로서의 발전 영역 탐색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만큼, 나도 그 자리에서 피드백을 요청한다. 팀장인 내가 '나도 잘하고 있는가'라는 것을 반추해보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이것을 놓친다. 자기에게 주는 피드백에 대한 본능적 저항감 때문이다. 피드백을 받는 것은, 팀원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닌 1) 'I hear you'의 시그널을 주면서 팀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신뢰를 쌓는 효과이며 2) 그 과정에서 팀장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던 인사이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단, 팀원의 피드백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거나, 민원 처리 시간처럼 변질되지 않도록 대화의 바운더리를 잘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이 소통에서 주도성은 팀장이 가져가되, 의견을 유연하게 청취하는 관점을 주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A: Allocation - 전략적 자원 배분
스코핑과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자원 배분을 결정한다. 이는 단순히 업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 팀원의 강점과 업무 특성을 매칭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복잡한 데이터 분석은 분석적 사고가 강하거나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팀원에게, 대외 커뮤니케이션은 소통 역량이 뛰어난 팀원에게 배정함으로써 팀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외부 전문가나 다른 부서의 도움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말한 Scoping과 연결하자면, 필요시에 팀장은 자신의 상위 리더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이라고 쓰고 일부 의사결정과 일을 배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실무 적용을 위한 핵심 포인트
SEA 프레임워크를 돌이켜보면 결국 리더가 해야 할 기본 업무들이다. 하지만 신임 리더들은 쉽게 지엽적인 이슈에 몰입하거나 큰 방향성을 잃기 마련이다. 이럴 때마다 SEA를 떠올리며 다음을 점검해보자.
S: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
E: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는가?
A: 가용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성과의 바다를 항해하는 리더십
모든 리더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배의 선장과 같다. 처음에는 선원으로 시작했지만, 선장 자리에 오르면 '이제 누구에게 물어보고, 누가 대신 결정해줄까?'라는 막연함을 느끼게 된다.
많은 것이 혼란스럽고 백지상태여서 당황스러울 때는, 일단 덮어놓고 SEA framework를 떠올리고 적용하면, 완벽한 답이 나오지는 않더라도 당장 기반이 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리더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