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십의 진화: Founder Mode로 민첩한 조직 만드는 법
콘텐츠 3줄 요약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 Founder Mode는 관리가 아닌 참여하는 리더십으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 적용 가능한 혁신적 리더십 스타일
자기인식 기반 리더십: 리더 개인의 열정, 가치관,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하며,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성찰을 통해 발전시키는 리더십 개발 방법론
실행 중심 접근: 명확한 비전 제시와 권한 위임의 균형을 통해 팀원들이 창업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이끄는 실전 리더십 전략
이젠 스타트업에 종사하거나 리더십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Founder Mode는 2024년 9월 미국의 유명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Combinator의 창업자인 Paul Graham에 의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Founder Mode는 Paul Graham이 만들어 낸 개념이 아니라 사실 Airbnb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Brian Chesky가 Y-Combinator 출신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이 Airbnb의 턴어라운드를 하면서 배운 효과적인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우연히 공유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에 Paul Graham이 깊이 감명을 받아 Founder Mode에 대해 긴 에세이를 본인의 블로그에 발표하며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여러 스타트업 리더들로부터 큰 공감과 반향을 일으키며 스타트업 리더십의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Founder Mode의 유래: 전통적 리더십 방식의 한계
디자이너 출신으로 2007년 Airbnb 창업 후 회사를 키우며 Brian Chesky는 주변의 여러 멘토들과 투자자들로부터 "회사를 잘 경영하는 법"에 대해 여러 조언을 받았습니다. 그가 받은 조언의 대부분은 "훌륭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이 자신의 일을 잘 하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율권을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흔한 개발자 출신도 아니고 경영 경험도 없었던 Brian Chesky는 그들의 말을 따라 전 세계의 훌륭한 회사들에서 일한 유능한 인재들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전통적 리더십 방식의 문제점
하지만 Brian Chesky는 이 과정에서 자신과 공동 창업자가 처음에 생각했던 비전대로 Airbnb가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수많은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과 빅 테크 회사가 겪고 있는 비슷한 사업 및 조직적 문제들이 Airbnb에서도 반복되는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해진 위계 질서와 조직 구조 때문에 수많은 매니저들을 통해 자신에게 보고하는 사람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이로 인해 중요한 결정들은 지연되고, 조직 내 혼란만 더 커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Airbnb에 뭔가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 마침 COVID-19 때문에 여행/숙박업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되었고, Airbnb 역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취해야만 했습니다. Chesky는 이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고, 25%의 인원을 감축하며 Airbnb의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 및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을 뒷받침한 Brian Chesky의 리더십 스타일이 바로 Founder Mode입니다.
Founder Mode란 무엇인가? 리더십의 새로운 정의
Founder Mode는 쉽게 말하면 혁신적인 리더십 모델입니다. 하지만 이는 스타트업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큰 조직 역시 스타트업처럼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Founder만 Founder Mode로 스타트업을 이끌 수 있는게 아니라, Founder가 아닌 C-Level 리더 역시 이 창업가 리더십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Founder Mode의 5가지 핵심 요소
1. 나만의 리더십 방식 확립
Founder Mode는 Founder (또는 리더)가 가진 "조직을 이끄는 나만의 방식"입니다.
이는 Manager Mode와 대비됩니다. Manager Mode는 위계 질서와 조직 구조, 보고에 주로 의존하여 업무를 파악하며, 조직을 이끄는 공동 원칙이 불분명하여 리더 개개인의 "스타일"로 조직을 경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2. 자기인식 기반의 리더십 개발
Founder Mode의 근간은 Founder (또는 리더) 자신의 열정, 가치관, 사고 방식, 경험, 내면 상태입니다.
따라서, 가장 뛰어난 Founder (또는 리더)는 늘 왕성하게 끊임없이 배우며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계발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인식의 깊이: 스스로의 장단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지려고 노력합니다
빠른 학습 능력: 관심있는 분야는 무엇이든 굉장히 빨리 배우거나 빨리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린 마음가짐: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새로운 아이디어, 직언과 비판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건설적 논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쟁을 즐기며, 자신이 틀렸을 경우 기꺼이 자신의 의견을 바꿉니다
3. 명확한 조직 원칙 수립
Founder (또는 리더)는 분명하게 조직을 이끄는 공동 원칙을 정하고, 이를 명확하게 전달하며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합니다.
이러한 원칙은 Vision, Purpose, Mission, Values 네 요소를 포함합니다:
요소 | 핵심 질문 | 리더십에서의 역할 |
---|---|---|
Vision | 미래에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 장기적 방향성 제시 |
Purpose | 우리 삶과 사회에 왜 그 모습이 어떻게 기여하는가? | 존재 이유와 의미 부여 |
Mission | 위 Vision을 실현하기 위해 중단기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은? | 구체적 목표와 과제 설정 |
Values | 위 Vision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가? | 행동 원칙과 문화 정립 |
4. 뛰어난 Operator와의 협업
Founder Mode를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Founder (또는 리더)와 함께 잘 일할 수 있는 뛰어난 Operator를 찾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Founder (또는 리더)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인식에 근거해 자신을 위해 즐겁게 잘 일할 수 있는 Operator를 찾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Operator는 전 조직이 창업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시스템 및 조직 문화를 확장합니다. 이러한 Operator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Founder의 비전에 깊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Founder와 다른 의견을 가질 경우, 권위, 직책에 상관없이 늘 솔직하게 직언할 수 있고 논쟁을 가리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궁금해 합니다
기존의 가정과 전제를 버리고 문제에 접근합니다 ("First Principle Approach")
창업자의 가치관과 결정 방식을 팀 운영과 업무 방식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늘 실험적인 마음 가짐으로 접근합니다
제품과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해야 할 일을 제 때 마칠 수 있도록 조직 및 팀원들에게 적절하게 동기부여 할 수 있습니다
5. 참여형 리더십의 실행
Founder Mode를 실현하기 위해 Founder (또는 리더)가 매일 실행해야 할 것은 팀에게 적합한 권한 부여와 함께 제대로 임무를 주는 것입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WHY와 맥락 제공: Founder (또는 리더)는 왜 이 일이 중요한가에 대한 이유 ("WHY")와 일의 맥락(context)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성취해야 할 목표와 팀이 해야 할 일을 잘 정의해 줍니다.
방향성 제시와 완전한 권한 위임: Founder (또는 리더)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시하지만,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지 ("HOW")에 대해서는 팀에게 100% 권한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Founder Mode는 micromanagement와 차별됩니다.
직접적 소통과 참여: Founder (또는 리더)는 위계 질서에 근거한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해당 업무를 맡은 팀원들과 직접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Feedback Loop을 통해 "관리"가 아니라 업무에 "참여"합니다. "관리자 (Manager)"로서가 아니라 함께 일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Founder Mode의 성공 사례: 리더십 혁신의 실제
그렇다면 이러한 창업가 리더십을 잘 실현하여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이끌고 있는 Founder 및 리더의 사례는 누가 있을까요?
Brian Chesky | Airbnb: 위기를 기회로 만든 리더십
아무래도 Founder Mode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제시한 Airbnb의 Co-Founder이자 현 CEO인 Brian Chesky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내기까지 그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본인이 범한 실수들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 내어 자신만의 리더십 스타일로 모든 숙박업/여행업계가 고전하던 팬데믹 시기를 훌륭하게 이겨냈고, IPO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이 결과, 현재 Airbnb의 FCF (Free Cash Flow) 마진은 36%로, 실리콘 밸리 평균인 10-15%를 훌쩍 웃도는 훌륭한 상태입니다.
Steve Jobs | Apple: 계층을 뛰어넘는 리더십
Brian Chesky나 Paul Graham 같이 Founder Mode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많은 리더들이 예로 드는 롤모델은 Steve Jobs입니다. Steve Jobs는 "One Hundred (100)"라는 사내 워크샵 (retreat)을 일 년에 한 번씩 주최했는데, 이는 계급에 상관없이 그 해 애플의 주력 사업/제품에 직접 관련해 일하는 임직원들 중 100명을 초대해 며칠간 진행하는 워크샵입니다. 말단 엔지니어라도 자신이 맡은 제품이 주력 제품이고 그 제품에 대해 전문성이 있다면 이 워크샵에 초대될 수 있고, VP라도 맡은 일이 그 해 주력 사업이 아니라면 초대되지 않습니다.
Steve Jobs 리더십의 두 가지 효과
조직 내 Mini-Steve Jobs 양성: 100명의 엄선되어 초대된 직원들은 Steve Jobs가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함으로써, 이후 Apple 내 수많은 mini-Steve Jobs를 만들어 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는 조직 내 Founder의 비전에 공감하고 체화할 수 있는 훌륭한 Operator를 양성하는 효과였습니다.
리더 자신의 성장: Steve Jobs 역시 Apple 내 수많은 우수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을 들으며 스스로 모르는 점을 배울 수 있는 자기계발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도 더 나은 리더가 되려 노력했던 것입니다.
김진우 | Liner: 한국형 Founder Mode의 실현
한국에서도 리더십 개발을 통해 Founder Mode를 실현하고 이에 따라 회사를 운영하는 많은 리더가 있는데 그 중 Liner의 김진우 대표가 한 예입니다.
처음에 회사를 시작할 때에는 대부분의 스타트업 리더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체험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들과 접점을 유지하며 시장의 반응을 직접 겪으며 회사를 운영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가시적인 결과를 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겪은 일들로부터 배운 것들에 대해 고찰하고 회고하여 자신만의 경영 원칙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자기인식 기반 리더십의 중요성
스타트업 초기~Series A 펀딩을 받을 때까지는 그래도 겉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조직이 커지면서 더 복잡해지고, 내려야 할 모든 결정의 중요도는 더 커지는데, 자신의 원칙이 분명하지 않거나, 그 원칙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주변의 의견에 흔들리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상입니다.
따라서, 사업 초기부터 조직을 이끌면서 "난 어떤 사람인가, 어떤 리더인가?" "난 왜 이렇게 생각하고 결정하는가?" "난 어떤 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즉 "나답게 일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게 바로 Founder Mode입니다.
김진우 대표는 이에 대해 Liner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리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례로, 2019년 창업 팀이 붕괴하는 경험을 겪으면서 그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이러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고민하는 과정에서 Ray Dalio의 Principle을 읽은 후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없다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하지 않겠다, 그로 인한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밝힙니다.
나만의 Founder Mode 구축하기: 리더십 개발의 실제
다시 말하지만, Founder Mode의 구체적인 예는 리더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구축하는 첫 걸음은 리더로서 나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노력에서 시작합니다.
자기인식을 위한 지속적 노력
이러한 자기인식에는 끝이 없으므로, 계속 스스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리더 혼자서 스스로 자기인식에 대한 평가를 하거나 개발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코칭과 같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서포트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
또한, 이에 더해 자기인식을 지속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서포트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례로 Liner의 김진우 대표는 본인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Founder/리더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만나는 "광인클럽"이라는 Peer Group을 만들어 5년 째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독서클럽도 쉬운 서포트 시스템의 좋은 예입니다.
리더십의 핵심: 관리가 아닌 참여
결국,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관리가 아닌 참여하는 리더십"이 중요하고, 이는 스타트업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많은 스타트업 리더들은 때로 전방위로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쉽습니다. 투자를 해준 VC로부터, 또는 대기업 임원을 지낸 멘토로부터 듣는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조언은 암흑같은 밤을 하염없이 걷는 것 같은 Founder에게 다 중요한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조언을 가려 듣는 지혜
그들의 조언이 다 쓸모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창업의 경험이 없는 투자자 또는 멘토들의 조언은 가려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설사 창업의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했던 창업과 Founder가 하고 있는 창업은 조건도, 상황도, 사람도 다 다릅니다.
결국, 당신의 스타트업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말 필요한 조언은 가려 들으면서 "나의 조직/스타트업"을 잘 이끌기 위해 나만의 리더십 방식 Founder Mode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리더십 개발을 위한 체크리스트
현재 당신의 리더십 상태를 점검해보세요:
✅ 자기인식 수준
나만의 가치관과 원칙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나요?
내 리더십 스타일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나요?
✅ 비전과 원칙
조직의 Vision, Purpose, Mission, Values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나요?
이러한 원칙들이 팀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나요?
✅ 팀과의 관계
나와 함께 잘 일할 수 있는 Operator를 식별하고 육성하고 있나요?
관리가 아닌 참여하는 방식으로 팀과 소통하고 있나요?
✅ 지속적 성장
자기계발을 위한 시스템과 서포트 그룹이 있나요?
피드백과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있나요?
만약 이 질문들에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다면, 지금이 바로 나만의 Founder Mode를 구축하기 위한 리더십 개발을 시작할 때입니다.
김미루 | 스타트업 리더십 코치
20여년 미국 Big Tech 경험 바탕으로 한미 스타트업 리더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 전문가
『The Placeholder』 저자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