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갈등 이후 진짜 팀워크를 만드는 법
콘텐츠 3줄 요약
✔ 팀 갈등 이후 Norming 단계에서는 신뢰와 규범이 형성되며 진짜 협업이 시작됩니다
✔ 리더는 배려와 감사를 문화로 만들고, 팀의 자율적 규칙이 뿌리내리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 이 시기에 형성된 '우리만의 방식'이 팀을 진짜 원팀으로 만드는 결정적 열쇠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팀이 형성되고(Forming), 갈등을 경험하면서 흔들리는 시간(Storming)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세 번째 단계인 Norming에서는 팀원 간의 관계가 안정되고, 팀 공동의 규칙과 협업 방식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많은 조직이 팀 갈등을 넘어서 '진짜 팀'으로 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겉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듯 보여도, 표면적인 합의에 머무르거나 여전히 서로를 조심스럽게 관찰만 하는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Norming 단계는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의 문화가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되는 암묵적인 규칙과 감사의 문화,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는 팀이 단순히 '모인 사람들'을 넘어 진짜 하나의 팀으로 자리잡게 만듭니다.
왜 어떤 팀은 팀 갈등을 딛고 진짜 원팀이 되는가?
바로 그 답은, 이 시기의 리더십과 팀원 간의 상호작용 속에 있습니다.
터크먼 모델과 Norming 단계
브루스 터크먼(Bruce Tuckman) 박사의 팀 발달 이론에서 세 번째 단계인 Norming(규칙/규범화)은 팀 갈등과 혼란의 시기인 Storming을 통과한 후 팀이 다시 안정감을 되찾는 시기입니다. 이 단계에서 팀원들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소통은 점점 부드러워지고, 팀워크는 눈에 띄게 향상됩니다.
이제 리더의 역할은 팀 안에서 형성되는 규칙을 존중하고 강화하는 것이며, 구성원 간의 신뢰와 책임감을 촉진할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신뢰와 규범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진짜 팀이 되었습니다
제가 리더로서 새롭게 25명 규모의 팀을 맡았을 때였습니다. 이 팀은 스케줄 근무가 기본인 구조였는데,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직원이 매주 특정 스케줄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예전에는 요청하지 않으면 늘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요청한 사람은 원하는 스케줄을 얻고, 요청하지 않은 사람은 연속 마감이나 주말 근무를 떠안게 되는 일이 반복됐던 거죠.
이 사실을 듣고 저는 다음 팀 미팅에서 이 문제를 꺼냈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케줄 조정에 대한 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동안 묵묵히 배려해왔던 팀원들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요청하지 않고도 양보해온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고, 그 자리는 감정이 오가는 '감사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팀원들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고, 더 이상 눈치게임처럼 스케줄을 요청하기보다는 정말 필요할 때만, 이유와 함께 요청하고 그 요청은 누군가의 배려에 의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규칙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스케줄 요청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칙(Rules)을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에만 요청할 것
요청 시 그 이유를 간단히 공유할 것
가능하면 원래 스케줄을 최대한 존중할 것
배려 받은 사람은 꼭 감사 인사를 전할 것
이 규칙은 자연스럽게 팀 전체의 약속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 사이에 신뢰와 존중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경험을 계기로, 우리는 매월 팀 미팅을 시작할 때 10분간 '셀러브레이션과 감사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는 사람은 함께 축하하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직접 말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방식입니다. 이 작은 변화는 팀 전체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 배려, 그리고 말로 표현되는 감사는 단순한 규칙을 넘어, 우리 팀을 하나로 이어주는 신뢰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Norming 시기, 리더가 해야 할 일
Norming은 리더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입니다. 이제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자율성과 책임감이 살아있는 팀의 규칙이 뿌리내리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다음은 이 시기에 리더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천입니다.
✅ 규칙으로 정하지 않아도, 모두가 자연스럽게 따르게 하라
"우리 팀은 이런 상황이 생기면, 팀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하곤 합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오간다면, 이미 팀의 규칙이 형성된 것입니다. 단, 그 규칙이 특정 소수만 이해하는 방식이 되지 않도록, 모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인정과 감사를 문화로 만들라
성과에 대한 인정 뿐 아니라, 배려에 대한 감사도 말로 표현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더가 먼저 감사의 표현을 실천하면, 팀원 간의 정서적 연결도 자연스레 강화됩니다.
✅ 변화보다 안정에 집중하라
이 시기는 혁신보다 안정을 다지는 단계입니다. 팀이 하나의 리듬을 타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지나치게 새롭고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팀의 강점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방향이 효과적입니다.
마무리하며 – 팀이 진짜 하나가 되는 시간
Norming은 단순히 팀 갈등이 해결된 상태가 아닙니다. 신뢰가 쌓이고, 배려가 규칙이 되며, 감사가 문화가 되는 시기입니다. 이때 만들어진 '우리만의 방식'이야말로, 팀을 '진짜 원팀'으로 만드는 결정적 열쇠입니다.
✅ 지금, 당신의 팀은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나요?
우리는 서로의 배려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나요?
팀 갈등 이후, 공동의 규칙과 협업 방식을 만들었나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팀 문화를 만들고 있나요?
김은희 리더십 코치
룰루레몬 코리아 리테일 디렉터를 거쳐 현재 리테일 스타트업에서 비즈니스와 리더십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칭심리학 석사 과정 중이며, Hogan, Birkman 등 심리 도구를 활용한 리더십 코칭이 전문 분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