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명이 신청한 MVC 웨비나, 그리고 쏟아진 질문들
오늘 김유리 연사님의 'MVC(미션·비전·핵심가치)가 흐르는 조직, 토스에서 직접 목격한 것들' 웨비나가 뜨거운 관심 속에 성료됐습니다.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은 기업 인사담당자, HR, 경영진분들을 중심으로 총 381명이 신청했는데 이번 QnA 세션에는 업피플 문우리 대표님까지 패널로 함께하면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반응과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시간상 모든 질문에 답이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쏟아진 질문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둘러싼 고민이 특정 조직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많은 회사가 비슷하게 겪고 있는 문제라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많은 분들이 질문해주신 내용을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봤습니다.
1. 만들어놓은 MVC, 왜 실무에선 안 통할까
가장 많이 겹친 유형입니다. "구성원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행동은 뭔가요", "내재화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넘겼나요" 같은 질문들이었습니다.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다 문서로 정리해뒀는데도 실무에선 안 통한다는 하소연이 많았습니다.
강연에서 소개된 토스 사례가 힌트가 됩니다. 코어밸류 기반 피드백 문화를 처음 도입했을 때, 직원들은 감정이나 관계를 표현하는 문장을 낯설어했습니다. 그때 HRBP가 옆에서 구성원의 의도를 듣고 그걸 Core Value 언어로 ‘번역’해주는 과정을 거쳤고, 다음 사이클부터 구성원이 스스로 그 언어로 작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체화 검증 기준도 명확했습니다. "구성원이 자기 언어로 핵심가치를 말할 수 있는가."
그럼 언제가 내재화된 시점일까요? '선언하고 나면 스며든다'가 아니라, 누군가 계속 통역해주다가 그 통역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 단계 | 무엇을 하는가 | 핵심 질문 |
|---|---|---|
| 1정의 | 미션·비전·핵심가치를 이해합니다 | 우리는 왜 존재하고, 무엇을 지향하는가 |
| 2MV 도출 | 리더의 북극성을 언어로 끌어냅니다 | 표면적 이유 아래, 진짜 동기는 무엇인가 |
| 3C 도출 | 일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만듭니다 | 목표를 이루기 위한 우리만의 원칙은 무엇인가 |
| 4전파 | Top-down으로 흐르게 합니다 | 리더 그룹부터 얼마나 정렬되어 있는가 |
| 5체화 검증 | 핵심가치가 살아있는지 확인합니다 | 구성원이 자기 언어로 핵심가치를 말할 수 있는가 |
2. 결국 리더나 구성원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까
"경영진끼리 생각이 다를 때 뭘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잘파세대와는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같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질문들입니다.
여기엔 눈여겨볼 사례가 하나 있었습니다. 창업자가 한 구성원의 강점(고객에 대한 남다른 집착)을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핵심가치 언어로 직접 짚어준 순간, 그 구성원은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강점을 발견했고 이후 훨씬 강한 동기를 얻었습니다. 미션과 비전을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은 잘 움직이지 않지만, ‘당신의 강점이 우리 핵심가치의 이 부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식으로 개인화해서 짚어주는 순간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지시가 아니라 그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로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3. 권한이 없을때 어떻게 조직을 움직이나
"가치 기준은 있는데 정작 결정권자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할 때", "직급이나 결재권 없이도 사람들이 따르게 만드는 힘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같은 질문들입니다. 강연에서는 핵심가치를 ‘직급과 감이 아니라 원칙으로 결정하게 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했고, 토스가 조직적 이슈나 전략 피벗 시 리더들이 모여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토론하며 원칙을 다시 세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결론은 ‘먼저 정렬된 리더 그룹이 그 자체로 전파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여기엔 전제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리더 그룹이 이미 존재하고, 그들끼리 모일 수 있다’는 전제입니다. 리더 그룹조차 아직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았거나, 애초에 그런 자리 자체가 없는 조직이라면 어떻게 첫발을 떼야 할지는 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4. MVC를 내재화하면 정말 효과가 있나
완벽한 답은 아니지만 강연에도 실마리가 있었습니다. 김유리 연사는 위기 극복 사례(토스대부 사업 실패 → 신용조회 사업으로 재기)를 들며 이렇게 짚었습니다. 성과에는 분명 시장 타이밍이나 운이 작용합니다. 강연에서도 이걸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조한 변수는 '운'이 아니라 '팀워크'였습니다. 토스대부 사업이 실패했을 때, 실상 실패한 건 사업 자체였지 미션이 아니었고, 그래서 담당자는 신용조회라는 다른 사업으로 옮겨가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미션이 있으면 운이 좋아진다’가 아니라 ‘미션이 있으면 한 번의 시도가 나쁜 운으로 꺾여도, 팀이 다음 시도로 넘어갈 힘이 남는다’는 논리입니다.
이 관점이 맞다면, 질문의 방향도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조직에도 MVC가 통할까'보다 먼저 물어야 할 건 '우리 조직은 한 번의 실패 이후에도 같은 팀으로 다시 시도할 수 있는가'입니다. 조직마다 실패를 대하는 방식도, 팀이 재정비되는 속도도 다르기 때문에 강연 하나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질문만큼은 일반론이 아니라 각 조직의 실제 사례를 놓고 1:1 딥다이브 세션(무료)에서 짚어보려 합니다.
5. 우리 조직 상황에도 MVC를 수립하는게 맞을까
"10명 이하 초기 조직도 MVC가 필요한지", "대기업·스타트업·글로벌기업 출신이 섞인 조직을 어떻게 align 하는지", "뾰족한 조직문화를 선택하면서 감수한 리스크는 무엇인지" 같은 질문들입니다. 결국 "우리 조직의 출발선에 맞는 방법이 따로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모입니다.
웨비나에선 핵심가치를 도출하는 두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과거 성공·실패 사례에서 패턴을 뽑는 귀납법, 이루려는 미션·비전에서 필요한 마인드셋을 역산하는 연역법입니다. 쌓인 사례가 적은 초기 조직이라면 연역법이,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이미 섞인 조직이라면 귀납법이 조직문화 구축의 더 현실적인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뾰족한 문화를 선택했을 때의 리스크는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어떤 트레이드오프를 받아들일지 직접 정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6. 리더(CEO)가 바뀌면 MVC도 바뀌어야 할까
CEO 교체와 연속성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참고할 만한 힌트는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미션과 비전은 조직의 것이기 전에 창업자·CEO·임원 개인의 확신에서 출발한다’는 전제, 다른 하나는 ‘MVC는 한 번 정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정의→전파→검증→재정의가 반복되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업피플 문우리 대표는 실제 현장에서 보면 CEO가 바뀌어도 미션 자체가 바뀌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흔들리는 쪽은 비전과 핵심가치라고 짚었습니다. 물론 조직마다 다르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션은 ‘왜 존재하는가’에 가까워 쉽게 흔들리지 않는 반면, 비전과 핵심가치는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가까워 리더의 스타일과 판단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더 크다는 설명입니다.
“우리 조직 버전”으로 적용해보고 싶다면
오늘 다룬 답의 실마리들은 토스라는 한 조직의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여러분 조직에 그대로 맞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같은 질문이라도 조직의 규모, 리더의 스타일, 지금까지 겪어온 맥락에 따라 답은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다 풀리지 않은 질문들, 혹은 여러분 조직만의 맥락이 있는 질문들을 직접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1 딥다이브 온라인 세션'에서는 여러분 조직의 상황을 먼저 듣고, 거기에 맞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 강연에서 답을 얻지 못한 질문이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한번 확인해보세요.